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54위)가 짜릿한 역전승으로 4번의 도전 끝에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7,500만 호주달러·약 644억원) 본선 첫 승을 거뒀다.
권순우는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홀거 루네(99위·덴마크)에게 3-2(3-6 6-4 3-6 6-3 6-2)로 이겼다.
이로써 권순우는 호주오픈 본선 첫 승리 사냥에 성공했다. 권순우는 앞서 2018년과 2020년, 2021년 세 차례 이 대회 본선에 나서 모두 1회전 탈락했다. 2019년에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5년간 4전 5기 도전을 펼친 셈이다.
권순우가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에서 2회전에 오른 것은 2020년 US오픈(2회전 탈락), 지난해 프랑스 오픈(3회전 탈락), 윔블던(2회전 탈락)에 이어 4번째다.
권순우는 데니스 샤포발로프(14위·캐나다)-라슬로 제레(51위·세르비아) 경기 승자와 2회전을 치른다.
권순우는 이날 1세트 자신의 첫 서브 게임에서 한 포인트도 따내지 못하고 브레이크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5번째 서브 게임도 브레이크 당해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 권순우는 루네의 두 번째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해내며 흐름을 뒤집었다. 3번째 서브 게임은 내줬지만, 곧바로 다음 루네의 서브 게임을 가져오며 기세를 유지했고, 결국 세트 점수 1-1을 만들었다.
하지만 승부의 흐름은 3세트에 다시 바뀌었다. 루네가 힘의 우위를 이어간 가운데 이전까지 권순우가 우세하던 네트 플레이에서도 더 많은 성공률을 보이며 세트를 가져갔다.
권순우는 4세트 첫 서브 게임을 루네에게 내줘 패색이 짙어졌으나, 이때 행운이 찾아왔다. 루네가 다리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7번째 게임에 들어서는 권순우의 서브를 받아치지도 못했다. 권순우는 결국 4세트를 가져오며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몰아갔다.
권순우는 통증에 계속 흔들린 루네의 세 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리를 예감케 했다. 흐름을 이어간 권순우는 3시간 5분만에 승리를 확정했다.
2003년생, 열아홉 살로 프로 3년 차인 루네는 권순우보다 여섯 살 어린데다 랭킹에서도 45계단 뒤지지만 2019년 프랑스오픈 주니어에서 우승한 기대주다.
지난해 US오픈 1회전에서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상대로 선전을 펼친 끝에 1-3으로 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당시 경기에서도 루네는 3세트부터 다리 근육에 통증을 호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