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한파가 몰아치면서 겨울철 자동차 타이어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도로 곳곳에 얇은 두께의 빙판이 생기는 블랙아이스를 비롯한 결빙 구간이 생기는데, 일반 노면보다 4~8배 가까이 미끄러워 사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파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곳은 자동차에 장착된 타이어 종류다. 타이어 옆면에는 종류에 따른 문구가 새겨진다. ‘M+S’ 문구가 새겨져 있다면 사계절 모두 쓰는 범용 타이어고, ‘M+S’ 문구가 없다면 여름철 전용 타이어다. 겨울철 타이어에는 ‘M+S’ 문구와 함께 ‘3PMSF’ 마크가 적혀 있다.
타이어는 영하의 온도에선 재질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제동력도 떨어진다. 타이어가 딱딱해지면 도로 바닥과 흡착하는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어서다. 겨울철 타이어는 낮은 온도에서도 재질의 유연한 상태를 유지하는 이산화규소 함량을 높인 제품이다. 눈과 얼음으로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이 생겨, 미끄러짐이 커지는 현상도 방지한다. 타이어에 새겨진 깊은 홈도 제동력을 높여준다.
타이어 종류 확인 이후엔 안전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타이어 옆면 상단을 보면 배꼽처럼 돌출된 마모한계선 무늬(△)가 있다. 타이어가 해당 한계선까지 마모됐다면 자동차 정비소에서 교체해야 한다. 동전을 이용해서도 간단히 마모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100원짜리 동전을 타이어 홈에 넣었을 때, 이순신 장군의 감투가 보이면 타이어의 잔여수명이 거의 다 된 것이다. 타이어가 마모되지 않았더라도 시일이 지나면 고무가 딱딱해지는 현상이 발생해서 생산 날짜를 기준으로 3년 이상 지났다면 교체해줘야 한다.
타이어 공기압 조정도 필요하다. 겨울에는 낮은 기온의 영향으로 타이어가 수축하기에 기존보다 10% 높게 공기압을 주입해야 한다. 타이어 공기압이 떨어지면 도로와 접지가 불안정해져 제동력도 저하된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엔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가 내장돼 운전석 계기판에서도 공기압을 확인할 수 있다. 겨울철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은 36~38 PSI이다. PSI는 1평방인치당 받는 중량을 말한다.
유럽의 경우 한파가 시작되면 겨울철 타이어를 장착하는 게 법적 의무이지만 우리나라는 아니다. 승차감이 떨어지고 연비가 낮아진다는 이유로 국내 운전자들 중 일부는 겨울철 타이어 장착을 기피하기도 한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국내 지자체들이 도로 관리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빙판길 사고를 막으려면 겨울철 타이어로 교체해주는 게 좋다”면서 “업체들도 요즘 기능성 겨울철 타이어를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