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수에 도전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요즘 정책 토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경쟁에서 토론이 실종된 틈새를 파고들어 '준비된 대통령'으로 우뚝 서겠다는 것이 안 후보의 구상이다.
안 후보는 11일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언급을 피하는 이슈인 '연금개혁'을 제시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ㆍ사학ㆍ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일원화' 방침을 밝힌 것.
안 후보는 120분간 진행된 토론회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특별 회계 재정’ 도입 방안과 과학ㆍ기술을 앞세워 경제 강국이 되겠다는 ‘5-5-5 전략' 구상 등을 거침없이 밝혔다.
안 후보의 일성은 ‘연금개혁’이었다. 국민연금이 2055년이면 고갈된다는 자료를 근거로 “그대로 두면 범죄”라고 역설했다. 이어 "국민은 세금을 내는데 국민연금 받을 확률은 줄어들고, 공무원연금 적자 폭을 국민 세금으로 메워준다면 국민과 공무원 갈등의 골이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국민연금을 100년 추계를 통해 매년 점검한다. 우리도 일본처럼 동일 기준으로 모든 연금을 통일하자"고 공약했다. 다만 저항을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납부한 액수는 인정하고, 특정 시점 기준부터 동일하게 적용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안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와의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안 후보는 "세계 최고의 초격차 기술을 5개 확보하면 5개의 삼성전자급 글로벌 기업을 확보하게 돼 5대 경제 강국에 들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후보의 '555 성장 공약’(코스피 지수 5000, 국민소득 5만 달러, 종합국력 세계 5위)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경쟁적으로 ‘사병 월급 200만 원’ 공약을 낸 이 후보와 윤 후보를 향해 "지금 부사관 월급이 200만 원이 안 되는데 병장 월급이 부사관 월급보다 높으면 어떻게 되냐”며 “쌍 포퓰리즘이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의사 출신인 안 후보는 코로나19 대응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안철수 정부가 들어서면 세계에서 어느 나라보다도 빨리 코로나19를 퇴치할 자신이 있다”며 "방역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놓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경제력도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의 10%가량을 떼 매년 25조~30조 원의 코로나19 특별회계 재정을 확보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국민통합을 이룰 적임자가 자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저는 기득권으로부터 자유롭다. 빚진 적이 없다”며 “국민통합내각을 통해 기득권을 깨는 개혁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자처했다. 윤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재차 일축했다.
안 후보는 토론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1초의 망설임 없이 즉답을 하거나 농담을 곁들이는 식의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2017년 대선 당시 대선후보 토론에서 보여준 다소 경직돼 있는 모습과 달리 토론에도 강하다는 이미지를 한껏 부각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