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나란히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유행 등 어느 해보다 대외 불확실성이 컸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주력 제품인 반도체와 가전을 앞세워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7일 지난해 4분기 매출이 76조 원, 영업이익은 13조8,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52% 각각 뛴 수치다. 지난해 3분기 매출 73조 원으로 사상 첫 70조 원 벽을 넘었는데, 1분기 만에 다시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연간 매출은 279조 원, 영업이익은 51조5,7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7%와 43%씩 늘었다. 매출은 창사 이래 역대 최대(기존 최대는 2018년 243조 원)이며,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58조8900억 원), 2017년(53조6500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잠정 실적 발표라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호실적을 이끈 일등공신은 역시 '반도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지난해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를 앞세워 1년 전(매출 72조 원·영업이익 18조 원)보다 30% 많은 95조 원에 가까운 매출과 29조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영업이익의 60% 가까이를 반도체로 벌어들인 셈이다.
올해도 반도체가 전사 실적을 견인하며 '매출 300조 원' 돌파 등 실적 행진을 이어갈 거란 예상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애널리스트는 "올해 반도체 부문 예상 영업이익은 44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47% 성장하며 전사의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도 지난해 연간 최대 매출 기록을 세우며 처음으로 '매출 70조 원' 벽을 넘었다. 이날 LG전자가 공개한 2021년 잠정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74조7,21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8.7% 뛰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 줄어든 3조8,677억 원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4조 원)에 다소 못 미쳤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0.7% 뛴 21조89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찍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1% 줄어든 6,816억 원을 기록했다. 기대를 모았던 전장사업부(VS)가 반도체 부품난에 따른 타격으로 크게 고전(-9,000억 원 영업적자 예상)했지만, 생활가전(연간 매출 27조 원)과 TV 사업(17조 원)이 쌍끌이로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자회사인 LG이노텍 매출(13조 원 추산)이 47% 가까이 급증한 덕도 적잖게 봤다.
증권가에선 LG전자 역시 올해 실적 개선 여지가 많아 사상 첫 '영업이익 5조 원' 달성 전망도 나오지만, 반도체 부품난으로 전장사업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주가는 이날 호실적 발표 덕에 각각 1.82%와 1.85%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