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연애 중 싸운 이준석·윤석열…尹, 느리지만 쭉 가는 사람"

입력
2022.01.06 14:00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尹·李 결별론에 선 그어
"윤석열 핵심부서 세대결합 노선 수용"
"이준석 대표, 선거대책본부 합류도 가능"
"윤석열 대통령 돼야 이준석 미래 있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후보가 2030세대 결합론으로 가는 게 맞다고 판단하고, 이준석 노선을 수용했다"고 두 사람 사이의 결별론에 선을 그으며 "이 대표의 선거대책본부 합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지금 연애하다 싸우고 '밀당'하는 건데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이 대표가 2030우선전략을 주창해 (2030이 원치 않는) 이수정 교수, 신지예 영입 등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저와 이 대표가 강력하게 후보와 주변분들한테 직언해 캠프와 틈이 벌어졌다"며 "내부적으로 설득하고 바깥에선 싸우는 모습 안 보여주려고 노력하다 안 되니까 여론 압박을 좀 동원해야겠다 (싶어서) 신지예 영입 때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털어놨다.

그랬던 윤 후보가 5일 선대위를 해체하며 "2030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을 두고 하 의원은 "후보가 드디어 바뀌었다"며 "이제 윤핵관들까지도 사실상 이준석 노선을 수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진행자가 "이 대표의 3가지 제안(지하철 출근길 인사, 젠더게임 특위 구성, 플랫폼노동체험)이 수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하 의원은 "이준석 대표(입장에선)가 김종인 위원장과 결별한 건 굉장히 아쉽지만, 노선이 노인에서 청년 중심으로 바뀐 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제 다시 합치고 싶은 마음에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청년간담회에 윤 후보가 '스피커폰'으로 참석한 이른바 '폰석열' 논란에 대해서도 하 의원은 "윤석열 핵심부에서 세대결합노선, 즉 이준석과 하태경 노선을 수용했는데 아직 충분히 숙성된 것으로 체화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대표와 이른바 '윤핵관' 사이 감정의 골이 빨리 안 맺어지고 있어 이준석 노선으로 갔지만, 당분간 '이준석 없는 이준석 노선'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즉흥적으로 노선 바뀐 다음 이 대표와 결합이 안 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윤 후보의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는데, 나쁘게 말하면 반응 속도가 조금 느리다"라며 "그런데 한 번 바뀌면 쭉 가는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개편된 선거대책본부에 합류하는 정도 결합(도 가능하냐)?'고 묻자 하 의원은 "그것도 가능하다. 왜냐하면 선대본의 노선이 이준석 노선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종인과의 결별은 같이 가도 갈등 생길 거라 판단한 듯"

이어 이 대표가 전날 밤 페이스북에 "3월 9일 윤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빕니다. 당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는 글을 남겨 '사실상 선거운동에 불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데 대해선 "이 대표의 정치적 미래도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더 뻗어 나가는 거잖냐"며 "그러니까 지금 두 사람은 연애하다 원수처럼 싸운 경우"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결합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라며 "2030 사이에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그러면 지지율이 오르고 이런 과정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인 위원장과의 결별에 대해선 "갑자기 벌어진 일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같이 가더라도 계속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지금은 사실상 윤석열의 시간인데 자기가 주도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자기 선거고 자기가 책임을 질 거면 내가 주도하는 게 맞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고, 노선에 있어서도 세대결합론으로 가면 이길 수 있다. 내가 중심이 돼서 밀고 가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탈모약 건강보험화 공약에 대해 "2020년 10월 장성규 워크맨에 출연해 '이 정책(탈모 관련 정책)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 발언해 조회수가 몇 백만 돼 정치권에서 내가 원조"라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화 연구를 했지만, 국회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에서 '탈모약 급여화는 불가능하다'고 답을 받아 다른 방법을 연구만 하고 있었다"며 "사실상 도둑맞은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