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D-30] "금 1, 2개요? 우리에겐 더 큰 목표가 있어요"

입력
2022.01.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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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金1, 2개' 체육회 목표에도 
선수들 " 더 높은 성적 가능하다"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 
"'역시 한국은 쇼트트랙' 소리 듣고 싶다"
"몇 관왕 정하진 않았지만, 경험 더 쌓였다" 자신감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도쿄 하계올림픽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다. 아직 달아오르지 못한 올림픽 분위기만큼이나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선수들은 자신들이 세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밝힌 이번 올림픽의 목표 성적은 금메달 1, 2개에 종합순위 15위권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더 따내면 좋겠지만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금메달 1, 2개가 합리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금 5, 은 8, 동 4) 성적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개의치 않았다. 올림픽 개막이 다가올수록 자신과의 싸움에만 집중하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은 '선수단 목표가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수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시합에 나선다. 저에게도 제 목표가 있다. (남들이 세워준 목표는) 크게 의미 없다. 저의 목표가 더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금메달이나 메달 색깔에 대한 목표도 있겠지만 후회 없는 레이스를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매스스타트는 한꺼번에 많은 선수들이 타서 변수도 많다. 준비한 만큼 기량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평창 은메달 신화에 이어 다시 한번 메달에 도전하는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도 "우리가 할 것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컬링 대표팀 김선영은 "(선수단의) 목표가 1, 2개라고 해서 (우리가) 메달을 못 따는 건 아니다. 오히려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저희가 할 것에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평창 때처럼 한 경기 한 경기 준비한 만큼 열심히 하면 결과는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우여곡절을 겪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각오도 더 단단해졌다. 오랜만에 기자들 앞에 선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은 "저희의 어려웠던 준비 상황을 알고 체육회에서 그렇게 목표를 (낮게) 설정해 주신 것 같다. 그만큼 부담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면 기쁨이 더 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평창 2관왕이기도 한 최민정은 베이징에서도 다관왕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몇 관왕을 하겠다고 딱 정해놓진 않았다. (하지만) 평창 때보다 출전 종목이 많아졌고 경험도 더 쌓인 만큼 최대한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는 게 제 목표"라고 말했다.

쇼트트랙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김기훈이 한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것을 시작으로 평창 대회까지 24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동계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평창(금3, 은1, 동3) 때 성적을 크게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불거진 당시 고의충돌 논란의 피해 당사자가 바로 최민정이다. 하지만 이날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새로운 각오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혼성 계주 훈련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민정은 "최근 쇼트트랙이 부진하다는 말이 많았는데 베이징 올림픽에서 '역시 대한민국은 쇼트트랙이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선수들 모두가 잘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격려를 당부했다.




진천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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