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코로나의 부작용은 특이하게 미각이나 후각의 상실이 많다. 어느 순간 갑자기 냄새가 사라지는 것이다. 냄새가 사라지는 것이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가장 먼저 음식에 대한 만족감이 사라진다. 혀로 느끼는 것은 오미에 불과하고, 음식의 다양성은 전부 향에 의한 것이라 냄새가 사라지면 세상의 모든 음식이 거의 같은 맛이 된다. 커피를 마셔도 그냥 쓰고 텁텁한 물이 되어 버린다.
후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냄새를 왜곡되게 맡는 착후를 겪을 수도 있는데, 이때는 냄새가 이전에 알던 것과 완전히 달라 혼란스러움이나 고통을 겪게 된다. 멀쩡한 음식에서 상한 냄새나 오물 냄새가 느껴지면 식사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요리를 하기 위해 오븐을 켜면 악취가 집 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하는 것으로 느끼고, 양파, 커피, 고기, 과일, 술, 치약, 향수 냄새가 구토를 유발하고, 심지어 수돗물에서도 심한 냄새가 나서 씻기조차 힘들다고 한다. 냄새는 좋은 쪽과 나쁜 쪽이 있으니 운이 좋아서 좋은 냄새는 그대로 맡고, 나쁜 냄새는 맡지 않은 행운의 케이스도 있을 것 같지만 착후는 거의 나쁜 쪽으로 작동한다. 어떤 음악의 악보를 랜덤하게 고치면 더 좋은 소리가 되기보다는 소음이 될 확률이 높은 것처럼 말이다. 우리 주변에 평범해 보이는 음식과 냄새마저 이미 자연에서 엄선한 것들이라 조화가 깨지면 나쁜 쪽으로 작용할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이다.
냄새의 자극이 사라지면 뇌는 가짜 냄새(환후)를 만들 확률이 높아진다. 존재하지 않는 냄새를 맡는 것이다. 어떤 분은 코로나 완치 이후 자꾸 담배 냄새를 맡는다고 한다. 그래서 옆집에 찾아가 왜 집에서 담배를 피우냐며 싸우려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코로나 환자의 6% 정도가 환후를 경험하는데 이때 가장 흔한 것이 뭔가 타는 듯한 냄새이다. 인간의 코는 개 코에 비해 훨씬 둔감한데, 고기를 구을 때 나는 로스팅 향만큼은 개 코만큼 민감하다. 익힌 고기를 좋아하도록 진화해온 것이다. 그래서 뇌에 직접 전기적 자극을 가하거나, 환후를 겪을 때 나타날 확률이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