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저녁부터 폭설이 내린 강원 영동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하얀 눈이 만든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기쁨도 잠시뿐, 도심 곳곳에선 차량이 뒤엉키고 정체가 이어졌다.
강원지방기상청 집계를 보면 25일 오전 10시 현재 적설량은 속초 55.9㎝, 강릉 주문진 42.7㎝, 북강릉 35.3㎝, 강릉 25.5㎝, 동해 21.1㎝ 등이다.
폭설로 차량에 고립사고가 발생, 고성, 양양, 속초, 강릉에서 차량 고립 10건이 발생해 26명이 한동안 오가지도 못한 채 구조를 기다렸다.
속초시 대포고개에서는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통행이 어려워 차량 23대가 견인됐고, 고성군 7번 국도 오르막길에서는 전날 밤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군청에서 우회도로에 제설작업을 했다.
강릉 주문진에선 이날 오전 2시 45분쯤 차량이 전신주를 들이받으면서 일대가 정전돼 2시간 만에 복구됐다. 970여 가구가 한파 속에 불편을 겪었으며, 송정동 일대 전신주가 넘어져 일부 가구 전기 공급이 한때 끊겼다.
강릉, 양양, 속초 곳곳에서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무가 쓰러져 도로를 막거나 야외 천막과 지붕이 무너지는 피해가 나기도 했다. 폭설로 항구에선 어선 10척이 가라 앉았고, 1척엔 침수가 일어났다.
설악산국립공원과 오대산국립공원도 안전사고를 우려해 탐방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지자체는 해가 뜨자마자 공무원과 중장비를 투입해 발 빠르게 제설작업에 나섰으나 크리스마스를 맞아 밀려드는 차들로 도심은 금세 뒤엉켰다.
속초 설악대교 등 오르막길마다 차들이 올라가지 못하면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교통체증으로 제설차마저도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설작업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눈을 치우려고 애쓰는 모습과 달리 눈을 있는 그대로 즐기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강릉 경포해변을 비롯한 바닷가에는 눈 덮인 백사장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강원도는 대설·한파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동해안 6개 시·군에서 장비 376대와 3,200여 명을 동원하는 등 제설작업을 벌였으며 농업시설물 등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