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매매시장 못지않게 분양시장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100만 명 넘게 늘었고,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이 속출했습니다.
세종의 '전국구 청약' 축소가 결정됐고, 건국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이라는 '둔촌주공'의 연내 분양이 무산되는 등 굵직한 이슈도 있었습니다. 올 한 해 분양시장을 되돌아봅니다.
26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이달 15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분양한 전국 아파트는 427개 단지, 14만6,579가구입니다. 총 청약자 수는 292만6,313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19.96대 1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28.11대 1)와 비교하면 낮지만 1순위 마감 비중(53.5%→56.3%)은 늘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종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1,496가구 공급에 29만2,30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95.39대 1까지 치솟았죠. 지난해 153.31대 1보다도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당첨 커트라인도 62.99로 전국 평균 48점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가장 크게 뛴 곳은 공급이 부족했던 서울입니다. 2020년(6,993가구 공급) 경쟁률은 78.98대 1이었는데 올해는 물량이 1,721가구로 줄면서 164.38대 1로 두 배 이상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커트라인은 지난해 58.77점에서 올해 62.3점으로 올라갔습니다.
비수도권에서는 광역시(11.57대 1)보다 중소도시(11.82대 1)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광역시인 대구는 올해 4월을 기점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아예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지난 2월 분양한 충남 아산시 '탕정 삼성트라팰리스'는 1순위 경쟁률이 386.49대 1까지 솟구쳤습니다.
올해 분양시장에서는 '역대급' 경쟁률이 쏟아져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302가구 공급에 24만4,000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리면서 809.08대 1이라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찍었습니다.
세종에서는 전국구 청약 물량이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은 인구 유입을 위해 이례적으로 분양 물량의 절반을 전국 대상으로 배정합니다. 하지만 '로또 분양'을 노린 투자자들이 이 같은 청약제도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큰 관심을 모았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분양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1만2,000가구가 넘는 규모의 둔촌동 일대 재건축 사업은 당초 지난해 분양 예정이었지만 분양가상한제, 공사비 갈등 등으로 분양이 지연됐습니다.
내년 분양시장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해만큼의 호황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에다 강력한 대출규제로 대규모 분양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하지만 낙담하기는 이릅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내년에는 올해 물량이 특히 적었던 서울에서 주목할 만한 단지들이 나옵니다. 내년 5월 삼성물산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1구역 래미안(가칭)' 2,904가구 중 803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에 서울 서대문구 '홍은 13구역 아이파크(가칭)' 분양에 나섭니다.
부산에서는 포스코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다음 달 부산진구 '양정1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할 예정입니다. 총 2,276가구의 대단지에서 1,160가구가 일반분양으로 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