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갈등을 빚었던 조수진 최고위원의 선대위원회 공보단장 사퇴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손을 뗐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라며 젠더 이슈에 대한 윤석열 대선후보 측 전략을 향해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21일 갈등을 빚었던 조수진 최고위원이 선대위 사퇴 의사를 밝힌 뒤인 오후 9시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핵관(핵심 관계자)들이 그렇게 원하던 대로 이준석이 선거에서 손을 떼었다"며 "오늘로 당 대표의 통상 직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의 사퇴와 상관없이 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이 대표와 갈등을 빚은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8시 6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 시간을 끝으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이날 오후 4시 기자회견을 통해 선대위직 사퇴를 발표한 지 약 4시간 만이었다.
그는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되었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서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며 "카드뉴스 자유롭게 만드십시오"라고도 했다.
'60대 이상의 기존 지지층에, 4월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20·30 세대의 지지세를 더하면 대선승리가 가능하다'는 이른바 '세대결합론'을 강조해왔지만,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자신이 선대위에서 빠지면서 이런 세대결합 전략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특히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늘 (젠더 이슈를) 복어 요리에 비유한다"며 "복어 요리는 진짜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다뤄야 맛있는 식재료이지 아무나 그냥 뿍뿍 지르면 그건 독"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어젠다로 떠오른 젠더 이슈를 잘 아는 전문가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의미다.
이 대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후보 측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전 대표를 영입하면서 당을 지지해 온 20대 남성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