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동생 김영주 101세로 사망… 北 '혁명 1세대'의 퇴장

입력
2021.12.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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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북한 2인자… 김정일에 자리 넘겨
北, 내년 2월 최고인민회의 소집하기로

북한 김일성 주석의 동생 김영주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이 101세로 숨졌다. 그의 사망은 김 전 주석과 항일빨치산 투쟁을 같이한 ‘혁명 1세대’의 퇴장을 의미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 동지께서 김일성훈장, 김정일훈장 수훈자이며 공화국 영웅인 김영주 동지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화환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영주 동지는 당과 국가의 중요 직책에서 오랫동안 사업하면서 당의 노선과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했으며, 우리식 국가사회제도를 공고 발전시키는 데 공헌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1920년생인 김영주는 1960년부터 13년간 북한 권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김일성 체제에서 2인자로 불릴 만큼 위상이 막강했다. 1972년 남측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카운터파트로 7ㆍ4 남북공동성명을 성사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듬해 김 주석이 후계자로 아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낙점하면서 조직지도부장 등 주요 자리를 빼앗겼고, 권력 핵심부에서 사라졌다. 건강 문제도 있었지만, 김정일 세력과의 충성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영주는 김 위원장이 권력을 공고히 한 1993년 국가 부주석에 임명되면서 정계에 복귀하는 듯했으나, 실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는 김일성 주석의 권유로 일제 괴뢰정부 만주국에 투항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한때 항일빨치산 활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105세로 숨진 리영숙에 이어 그까지 사망하면서 생존한 혁명 1세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아직 국가장례위원회가 꾸려졌다는 소식이 없는 것과 관련, “주요 인물이나 현직이 아닌 점,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도 등을 감안했을 수 있지만 이례적인 일”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노동신문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6차 회의가 내년 2월 6일 평양에서 개최된다고 보도했다. 6차 회의에서는 올해 국가예산 집행을 결산하고 내년도 예산 편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달 말 소집되는 당 중앙위 8기 4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한 뒤 최고인민회의에서 예산 심의 및 법령 정비 등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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