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개월 만에 민주당 간 김관영..."이재명 후보가 내게 원한 역할은"

입력
2021.12.10 15:00
김관영 전 바른미래당 의원, 민주당 입당
"이 후보 민주당 내 야당 역할 부탁...쓴소리 할 것"
"'30년 검사' 윤석열은 생각·자세 경직돼"

채이배 전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김관영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10일 "객관적으로 민주당이 현재 다소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경제를 살려내는 유능한 정부,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유능한 정부를 누가 만들지는 이재명 후보가 좀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리더십과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지지하시는 분들은 각자 지지하는 이유가 다 있고, 또 어떤 분을 좋아서 지지하기보다는 상대방이 싫어서 지지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행정고시, 사법고시를 거쳐 김앤장 변호사를 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전북 군산에 출마해 국회의원 배지를 단 그는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으로 옮겨 재선에 성공했다. 이어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거쳤고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3선에 실패했다.

그는 "오랫동안 중도에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에서 계속 '정책 부분에서 특별히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받아 굉장히 고민했다"며 "여당이 180석 정도인 현재 정치 사정이 계속된다면 심각한 대립이 이어져 대한민국이 멈출 수도 있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민주당에 쓴소리를 해서 민주당이 개혁되고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게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민주당 쪽에서 요청했기 때문에 저희가 노력할 여지가 있겠다고 생각해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80석이라는 국회의 큰 뒷배가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어떻게 개선해 앞으로 국민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비전을 민주당이 제시할 것인가에 승패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채 전 의원, 김성식 전 의원을 비롯한 전문가 등과 함께 공공정책전략연구소를 세웠다. 이들은 70회가량 세미나를 통해 정치 및 행정 개혁 과제를 정리해 올해 9월 정치권에도 전달했다. 김성식 전 의원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엔 "김 전 의원은 아직 기성 정당에 들어가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해 채이배 전 의원과 입당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생각이 '검찰스럽게' 고정돼"

그는 윤 후보를 직접 만나지는 않았어도 캠프 측 인사들과 접촉하고 많은 의견을 나눈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결국 당과 후보를 기준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후보에 대해 "여러 장점이 많지만, 아무래도 검찰에 30년 가까이 재직했기 때문에 생각이 상당히 '검찰스럽게' 고정돼 있고, 양보와 타협이 수시로 일어나는, 정치적인 판단 문제에서는 경직된 자세인 것 같다"며 "또 5년 동안 대한민국 선장을 뽑는 선거라 그래도 민생을 좀더 책임지고 고단한 국민의 삶을 좀더 낫게 만들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이 누굴까 본다면 그래도 그런 성공의 경험이 있는 이재명 후보가 좀더 낫지 않나 이렇게 생각했다"고 했다.

'민주당의 쇄신이 잘되고 있는 것 같나'는 질문에는 "썩 잘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수시로 국민들 앞에 180석의 자만과 오만이 보여 '민주당 정말 너무한다'는 (인상이) 국민 마음속에 상당히 자리잡아, 이를 되돌리려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진정성 있는 사과, 태도 전환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원의 여러 기득권과 당 내부적으로 여러 쇄신책을 끊임없이 내놔야 하는데 이재명 후보께서 '당 쇄신을 앞장서서 주도하시겠다'고 했으니까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쇄신 잘 안 돼... 이 후보가 '쓴소리 역할 해달라' 부탁"

김 전 의원은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정해진 것은 아니다"면서도 "후보께서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고, '4년간 야당 입장에서 문재인 정부의 여러 정책을 비판해왔으니 자유롭게 쓴소리 역할을 좀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이 후보가) 국민 통합의 정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통합과 포용의 정치, 세대 갈등, 남녀 갈등, 계급 간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런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층에 소구력 있는 양 후보의 정책을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은 정치개혁을 언급했다. 그는 "작은 성과라고 하면 여야 후보들이 위성정당은 만들지 않겠다고 인정을 하는 것 같다"며 "윤석열 후보나 이재명 후보가 제3지대 후보들이 주창하고 있는 정치개혁 과제를, 결국 이들과의 합종연횡 과정에서 상당히 구체화되고 공약화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좀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민주당, 민생경제 24시간 살피는 '워룸' 만들어야"

이 후보 정책 중에서는 "성남시장이나 경기지사를 지내면서 기업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여러 친기업 정책, 상당히 실용주의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경제성장을 핵심 어젠다로 놓고 규제 혁신, 적극적 공공 투자 의지를 밝힌 것은 중도층을 견인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례 없는 위기를 언급하며 민주당 선대위가 민생경제를 깊이 살피는 워룸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자영업 손실보상은 50조 원이니 100조 원이니 규모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지원 방식을 국회를 열어 초당적으로 여야가 힘을 모으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심각해진 코로나 확산으로 다시 긴급 방역조치가 강화된다면 자영업자나 서민들이 더 힘들어지니까 24시간 가동하는 워룸 체제를 만들어 백신과 방역 대책을 매일 실시간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