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드라마·예능 속 위기의 부부들

입력
2021.12.12 09:00

위기를 맞은 부부들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채워나가고 있다. 갈등이 주 소재지만 마냥 자극적이진 않다. 전문가의 조언이 유익함을 더하고 사연 속 인물의 행동이 부부 생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재미는 물론 의미까지 잡은 셈이다.

채널A·SKY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는 위기를 맞은 부부의 이야기를 다루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누군가의 남편, 아내인 이들이 품고 있는 솔직한 고민들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애로부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애로 드라마'로 제작될 사연을 모집하고 있다.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스타들이 해당 프로그램에서 배우자와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여줬다. 갱년기로 인한 우울감을 이해해 주지 않는 남편, 자녀 교육에 대한 의견 차이 등이 주제로 다뤄졌다. '속풀이쇼 동치미'를 찾은 스타들은 현실 부부들이 갖고 있을 법한 고민들을 털어놨다.

과거 큰 사랑을 받았던 KBS2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도 부활했다. 이 작품의 2021년 버전인 카카오TV 웹드라마 'NEW 사랑과 전쟁'은 애절한 사랑과 치열한 전쟁,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를 담는다. 학교폭력, 가상화폐 등의 소재를 중심으로 부부들의 갈등을 그려내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작품들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여왔다. '애로부부'의 '속터뷰' 코너에는 실제 사연자가 출연했고,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스타들이 배우자를 향한 불만을 표출했다. 프로그램 정보란에 '리얼리즘'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NEW 사랑과 전쟁'은 현실적인 주제의 이야기들로 시선을 모아왔다. 해당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현실적인 드라마다" "아내의 심정이 이해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부부들의 문제를 다루는 만큼 문제 행동을 보이는 사연자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는 스타들과 시청자들에게 결혼 생활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했다. '애로부부' MC 이용진은 김진이 '속터뷰' 출연 후 반성했다고 밝히며 "지금은 가정이 정말 행복해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속풀이쇼 동치미'의 출연진은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통해 지난날을 회상했다. 'NEW 사랑과 전쟁'을 시청한 네티즌들은 영상에 댓글을 달며 주인공의 태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전문가들의 활약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위기의 부부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 프로그램에 유익함을 더해왔다. '애로부부'에는 정신과 전문의 양재진이 출연 중이다. 남성태 이혼 전문 변호사도 이 프로그램을 찾아 각종 전문 지식들을 알려줬다. 채널S 정영환 편성마케팅팀장은 변호사 등의 많은 전문가들이 등장한 'NEW 사랑과 전쟁'에 대해 "전문가들의 현실적인 메시지가 더해져 시청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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