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가 절실한 K리그1 강원FC와 승격이 간절한 K리그2 대전하나시티즌이 승강 플레이오프(PO)서 ‘외나무다리 결투’를 벌인다. 선수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양팀 감독 간의 지략대결도 관심을 끈다.
강원과 대전은 8일 오후 7시 한밭종합운동장, 12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21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 2차전에서 격돌한다. 내년 K리그1 무대를 누빌 마지막 한 팀이 가려질 두 경기다.
강원은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11위(승점 43)에 그치면서 승강 PO로 밀렸다. 2014∼2016년을 2부리그에서 보낸 이후 6년 만에 다시 떨어질 위기다.
강원은 올해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냈다.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코치진에서 벌어진 폭행 등 각종 사건사고로 인해 시즌 막판 김병수 감독이 경질된 뒤 최용수 감독을 소방수로 낙점해 분위기를 추스르고 있다. 최 감독은 부임 후 수비진을 안정화시켰고, 2경기에서 1승1무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특히 지난 4일 춘천서 열린 경기에서 김대원의 멀티골로 성남FC를 2-1로 제압, 승강 PO를 앞둔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강원은 수비 불안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으나 최 감독 부임 이후 두 경기에선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린 김대원(9골 4도움)의 발끝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15년 K리그 클래식(1부) 12위로 강등된 뒤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대전으로선 이번이 절호의 승격 기회다. 올해 정규리그를 3위(승점 59)로 마친 대전은 지난달 4위 전남 드래곤즈와의 준PO에서 0-0으로 비겨 PO에 진출했고, 정규리그 2위 FC안양과의 PO에선 3-1로 승리해 처음으로 승강 PO에 올랐다.
정규리그에서 다른 상위권 팀과 비교해 실점(48골)이 많은 편이었으나 팀 내 최다 득점자인 마사(9골)를 비롯한 다양한 득점 루트가 강점이다.
두 팀의 만남은 국가대표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들의 지략대결로 특히 관심을 끈다. 최용수 강원 감독과 이민성 대전 감독은 선수 시절 2002 한일월드컵 대표팀과 FC서울 등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특히 1997년 9월 일본과의 1998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서는 함께 '도쿄대첩'을 이끌기도 했다. 지도자로 산전수전 다 겪은 최 감독과 프로 사령탑 데뷔 시즌에 승격 문턱까지 온 이 감독의 프로 무대 첫 맞대결에서 누가 웃을지 주목된다.
역대 승강 PO를 살펴보면 승격에 도전했던 2부리그 팀들의 결과가 더 좋았다.
승강 PO가 열리지 않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차례 중 1부 팀이 잔류에 성공한 건 2017년 상주 상무와 2018년 FC 서울뿐이다. 두 팀 모두 부산 아이파크의 도전을 뿌리치고 1부리그에 생존했다. 공교롭게도 2018년 강등 위기에 있던 서울을 구했던 것은 지금 강원 사령탑인 최용수 감독이다. 최 감독이 다시 한 번 벼랑 끝에 몰린 강원을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