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다음달에도 원유 증산을 유지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등장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기존 방침을 철회하지 않은 것이다. 주요 석유 소비국인 미국 정부의 압박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AP통신·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정례 회의에서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원유를 증산하기로 한 계획을 내년 1월에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례 회의는 오미크론 출현 이후로는 처음이다. 이 때문에 석유 수요가 줄어들어드는 상황을 반영해 증산 방침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 같은 ‘비관론’은 실현되지 않았다.
대신 OPEC+는 시장 상황이 바뀌면 계획도 변경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OPEC+는 성명에서 "회의는 계속 열려 있다"며 "이것은 현재 시장 상황이 바뀌면 즉각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국제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 기준인 북해 브렌트유 선물이 2023년 배럴당 평균 85달러가 될 것이라며 "매우 확실한 상승 위험(very clear upside risks)"에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OPEC+의 이날 발표 직후 국제 유가는 하락했지만 이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결정은 데일립 싱(Daleep Singh)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 미국 대표단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젠 사키(Jen Psaki)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몇 주 동안 파트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OPEC+ 산유국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가격 압력을 해소한 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OPEC+는 지난 8월부터 하루 40만 배럴씩 원유를 증산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은 그간 기존 증산 규모가 코로나19 회복기 수요에 못 미친다며 추가 증산을 촉구하다 끝내 비축유 5,000만 배럴을 내달부터 방출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