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협조합장 "남아도는 쌀 31만톤 시장 격리 해달라"

입력
2021.11.22 18:01
전남농협본부서 쌀 수급 안정대책 논의




전남 농협 조합장들은 22일 전남농협본부 회의실에서 "남아도는 쌀 31만 톤 선제적으로 시장 격리 해야 한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날 도내 조합장과 농협 미곡처리장(RPC)대표 등 130여 명은 2021년도 쌀 생산량과 정부의 수급 대책 발표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올해 수확기까지 과잉물량 31만 톤 시장 격리를 정부에 요청키로 했다. 또 쌀값 조사와 표시 단위를 1㎏으로 변경하고 신곡과 구곡 혼합 판매 근절 등 쌀 수급 관련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양용호 광주·전남 RPC운영협의회장은 "국민 1인당 쌀 소비량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감소로 쌀 산업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농업인 소득보장 등을 위해 쌀 과잉물량에 대해 정부의 선제적 시장격리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88만2,00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생산량 350만7,000톤 대비 10.7%, 평년 대비 0.5% 증가했다. 또한 생산량 재배면적은 73만2,000㏊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고 낟알이 익는 시기 기상 여건 호조로 10a당 생산량도 530㎏으로 전년보다 9.8% 높아졌다.

쌀 주산지인 전남은 79만톤으로 전년(68만8,000톤)보다 14.8%, 평년 대비 2.2% 증가했다. 재배면적은 15만5,000㏊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지만, 10a당 생산량이 전년 441㎏에서 508㎏으로 15.4% 늘었다.

이에 대해 전남농협본부는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해 31만톤 정도 과잉물량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조합장들은 수확기 이전에 과잉생산에 따른 쌀값 하락을 우려해 전남도와 국회의원, 각 지역 지자체에서 선제적 시장격리를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정부대책 발표를 보면 시장격리는 없고, 향후 쌀값 추이 등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현재 산지 쌀값은 한가마 5만3,440원(20㎏)으로 전년 수확기 대비 1.5% 하락했다.

전남농협 보유 조곡 재고량도 현재 30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만 톤이 더 많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고 수준이다. 한 조합장은 "생산량 과다로 쌀값 하락이 예상되면서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농협으로 몰린 결과"라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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