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민 수백 명이 22일 장성역 광장에서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 촉구 궐기대회를 갖고 정부를 성토했다. 앞서 심뇌혈관센터 설립 관련 올해 예산 43억7,000만원이 불용 처리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한 군민은 “14년 노력해서 센터를 유치해냈는데, 설립 예산 수십 억을 불용 처리한 것은 군민 입장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심뇌혈관센터는 심뇌혈관질환분야 연구의 컨트롤타워 격으로, 전국 14곳에서 운영중인 권역별 센터를 국가 차원에서 통합관리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을 맡는다. 장성군은 2007년부터 센터 설립을 위해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섰다.
장성군의 노력은 지역 균형발전 논리와도 닿아 문재인정부 출범 후 성과를 냈다.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고, 작년 말 2021년도 예산안에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 관련 예산 43억7,000만 원이 반영됐다. 하지만 최근 내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질병관리청이 ‘사전절차’ 등을 이유로 해당 예산을 불용 조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현지에서는 ‘센터 직원들이 시골 근무를 꺼리면서 센터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까지 돌면서 지역민이 분노했다. 장성군은 15일 대책위를 구성하고 청와대와 질병관리청을 방문해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군수, 군의회 의장 등 군민 495명이 참여했다.
센터 설립 업무를 맡은 질병관리청은 불용 처리 배경에 오해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용역으로 ‘센터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를 위한 예산을 다시 요청하기 위해 올해 예산을 전액 불용 처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그렇다면 질병청이 센터 건립 장소는 ‘장성’으로 변함이 없다는 메시지를 줘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있다”며 “그 부분을 조속하고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