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폭로 후 ‘실종설’ 펑솨이 “안전하다”... IOC 위원장과 영상 통화

입력
2021.11.22 07:35
펑솨이 "안전하게 잘 있다" "테니스 계속할 것"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30분간 영상 통화
中 외교부, 펑솨이 첫 언급 "최근 공개행사 참석"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한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가 행방이 묘연해진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자신의 안전을 알렸다.

IOC는 21일(현지시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펑솨이와 영상 통화를 했다고 발표했다. 통화에서 펑솨이는 현재 중국 수도 베이징 자택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자신의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고 전했다. 또 친구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길 원하며, 테니스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상 통화는 엠마 테르호 IOC 선수위원장과 리링웨이 중국 IOC 위원이 배석한 채로 약 30분간 이뤄졌다. 테르호 선수위원장은 영상 통화 후 "펑솨이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돼 안심이 된다. 그녀는 여유로워 보였다"면서 "그가 편할 때 언제든지 연락을 취할 수 있다고 얘기해 줬다"고 말했다. IOC는 또, 영상 통화 마지막에 바흐 위원장이 내년 1월 베이징에서 펑솨이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기로 했으며, 펑솨이도 화답했다고 밝혔다.

펑솨이의 신변 안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자 중국 외교부는 22일 펑솨이 신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처음 내놨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펑솨이 관련 질문에 "이것은 외교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그가 최근 공개 행사에 참석한 것을 봤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관영매체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인은 21일 오전 베이징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경기 개막식에 참석한 펑솨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2014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복식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펑솨이는 이달 2일 중국판 트위어인 웨이보 계정에 ‘장가오리 전 부총리한테 성폭행을 당했으며 이후에도 수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20여 분 만에 삭제됐고, 이후 3주째 펑솨이의 행방은 묘연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펑솨이를 사실상 감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펑솨이의 소재와 안전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라'는 국제사회 압박이 가중돼 왔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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