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의 중심인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거물 투자자들이 쿠팡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쿠팡 주가가 반토막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자 전략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조지 소로스 회장이 이끄는 소로스 펀드 매니저먼트는 최근 쿠팡Inc 주식 50만 주를 매입했다. 매입 금액은 17일 종가(28.34달러) 기준 1,417만 달러(약 167억 원)다. 쿠팡Inc는 한국 쿠팡 주식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법인이다.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이끄는 투자운용사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도 최근 쿠팡 주식 1,550만6,097주를 매입했다. 전날 종가 기준 4억3,944만4,394달러(약 5,184억 원) 규모다. 이는 듀케인 패밀리의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해외 증권가에선 쿠팡의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자 이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올해 3분기에 분기 최대 매출(5조4,78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8.1% 성장했다. 하지만 주가는 여전히 약세다. 쿠팡 주가는 상장 첫날 6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공모가(35달러)보다 한참 아래인 20달러 후반대에 머물러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장 후 비즈니스 전개 속도, 이익 창출 능력 등이 비교되고 있고 매출 성장률만큼이나 적자 증가폭이 커 흑자 전환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탓"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은 물류와 신규 사업 투자 등으로 생긴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이다. 이날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는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전국 곳곳에 유통망을 신설하고 일자리를 창출 중"이라며 "과감한 투자로 고객 충성도 및 친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3분기 쿠팡의 영업손실은 3,716억 원(약 3억1,511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고객'은 1,682만 명으로 2분기(1,702만 명) 대비 20만 명 줄었다.
국내 시장 전망은 회의적이다. 전쟁터나 다름없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는 최근 네이버X신세계 등 온·오프라인 '유통 공룡' 간 협업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위드 코로나'로 오프라인 소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을 비롯한 e커머스는 코로나19 덕분에 크게 성장했는데, 오프라인 소비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쿠팡 역시 전략을 새로 짜야할 것"이라며 "모두가 빠른 배송을 하고 있는 현 상황은 여러모로 쿠팡에 악재"라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성장률과 온라인 침투율, 쿠팡 매출 성장률은 둔화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의 수익성은 수요 둔화, 투자 확대, 판촉 경쟁 심화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