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남부 나일강 유역 아스완 지역을 덮친 이례적 홍수로 최소 3명이 사망했다. 때아닌 홍수를 피해 민가 지역으로 몰려든 맹독성 전갈 떼에 수백 명이 쏘여 치료를 받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집트 일간 이집트인디펜던트(EI)에 따르면, 지난 12, 13일 아스완 지역과 홍해 인근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가옥이 파괴되고 거리가 침수됐다. 아스완 지역은 연간 강수량이 1㎜에 그치는 건조 지대로, 천둥과 번개, 우박을 동반한 이번 폭풍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EI는 “아스완 역사상 처음 겪는 악천후”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런 폭우 탓에 해당 지역 전기 공급도 중단됐다. 대규모 정전 사태로 수도 및 사회기반시설이 작동을 멈추기까지 했다. 아슈라프 아티아 아스완주지사는 “이번 호우로 이집트보안군 소속 3명이 급류에 휘말려 숨졌다”고 밝혔다. 이집트 기상당국은 폭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생태계도 홍수의 영향을 받았다. 나일강 주변에 서식하던 맹독성 ‘살찐꼬리전갈’과 뱀 등이 불어오른 강물을 피하려 집단 이동을 하면서 결국 고지대 민가 지역에까지 무더기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전갈이 사람을 공격하는 일도 잇따랐다. 아티아 주지사는 “최소 503명이 전갈에 쏘여 병원을 찾았다”며 “해독제를 주사받고 모두 퇴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스완 내 병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급히 중단하고, 해독제 투여에 모든 인력을 동원했다고 현지 알와탄 신문은 전했다.
영국 일간 이브닝스탠더드는 “살찐꼬리전갈에 쏘일 경우, 근육 경련과 호흡 곤란 증상이 발생하며 1시간 내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혹시 모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면서 “나무가 많은 곳을 피하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주 보건당국은 “해독제 비축량이 충분해 상황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