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예산 확대" vs 野 "대폭 삭감"… 국회는 '2022 예산안' 전쟁중

입력
2021.11.16 07:10

2022년도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당장 16일 예정된 국회 예결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여당은 일상회복 지원금 등 예산 확대를 제안할 방침인 반면, 야당은 문재인 정부 100대 문제사업을 정리해 삭감을 단단히 벼르는 분위기다. 국회 예결위는 이날부터 각 상임위원회가 정리해 올린 안을 토대로 증ㆍ감액을 정하는 예산 심사에 들어간다.

더불어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위기 탈출을 이유로 ‘넉넉한 예산’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민생 회복과 경제도약(에 필요한) 예산으로 국민 삶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상회복 지원금 △지역화폐 확대 발행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폭 확대 등 ‘3대 패키지’ 해결을 예산안 확대의 근거로 제시했다.

윤 원내대표는 “내년에는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가 있어 신속한 상황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위기대응 여력을 내년 본예산에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을 향해서도 “남은 정기국회 25일 동안 (예산안에) 반대만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면 빈손 정기국회라는 비판을 받는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역시 “(지방에 가면) 유용하고 서민에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예산을 왜 이렇게 삭감해 절망감을 느끼게 하느냐는 얘기가 많다”며 증액 입장을 두둔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2022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정부 사업들 가운데 잘못됐다고 판단한 100개를 선정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솎아낸 문제 사업 기준은 △민생무관 한국판 뉴딜 2.0 △알박기 사업 △불요불급 사업 △혈세낭비 사업 △정책실패 면피용 사업 등 5가지다. 가령 교육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새로 반영한 혁신인재양성사업 예산 600억 원은 ‘다수의 유사 사업이 존재하는 만큼 각 부처 인력양성예산 6,467억 원을 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하는 식이다.

대신 국민의힘은 감액 예산을 재원 삼아 자당 윤석열 대선후보의 공약을 뒷받침할 예산은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외면한 코로나19 피해 서민들을 도울 수 있도록 지원 예산을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며 “윤 후보 측과도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아동, 장애인 등 취약계층과의 동행, 국가유공자 및 참전용사 등 국가에 헌신한 분들을 지원하는 것은 집권 후 우리 당의 철학을 실현하기에 적합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