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싫다"는데도... 김어준·주진우 '후보단일화' 던지기

입력
2021.11.1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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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등 정의당 노골적 압박

정의당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구애가 집요해지고 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중심으로' 후보단일화를 하자는 것이 속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거듭 일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최근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위성정당 방지법’ 도입을 지시하면서 ‘정의당 구애’에 팔을 걷어붙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의석 수 확보를 위한 선거용 위성정당을 급조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이 협력해 2019년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킨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한 것으로, 정의당은 이를 '배반'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멀어진 양당의 관계를 위성정당 방지법 추진으로 회복해보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생각이다.

민주당은 정의당이 이 후보를 비판해도 맞대응을 삼가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의 이런 구애에는 "범진보 진영이 뭉쳐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꺾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깔려 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후보단일화가 사실상 상수이다 보니 민주당은 더욱 급하다.


김어준·주진우 "단일화해서 이겨라" 노골적 압박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후보단일화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 선거 초반이라 실익도 없고 정의당만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여 성향 방송인들은 좀 더 노골적으로 정의당을 압박한다. ‘나꼼수’ 출신인 주진우씨는 지난 12일 KBS라디오에서 강민진 정의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인터뷰하면서 “후보단일화를 해서 심상정 후보가 이기면 될 거 아닌가”라고 거듭 물었다. 역시 ‘나꼼수’ 출신 김어준씨는 지난 10일 TBS라디오에 나온 배진교 정의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게 심 후보의 대선 완주와 단일화 여부를 세 번이나 물어봤다.

정의당의 응답은 선명한 '노(No)'다. 심상정 후보는 1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나와 민주당과 단일화나 선거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은 책임 연정을 통해서 우리 정치를 교체할 절호의 기회를 두 번이나 차버렸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저와 이재명 후보의 단일화는) 정치 냉소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며 완주 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남자’(20대 남성) 등의 표심을 잡기 위한 이 후보의 최근 반(反)페미니즘 행보로 정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한층 어두워졌다. 정의당은 이 후보의 △차별금지법 추진에 대한 유보 입장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방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 등에 대해서도 전부 반대 뜻을 밝혔다.

이성택 기자
박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