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구애가 집요해지고 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중심으로' 후보단일화를 하자는 것이 속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거듭 일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최근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위성정당 방지법’ 도입을 지시하면서 ‘정의당 구애’에 팔을 걷어붙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의석 수 확보를 위한 선거용 위성정당을 급조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이 협력해 2019년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킨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한 것으로, 정의당은 이를 '배반'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멀어진 양당의 관계를 위성정당 방지법 추진으로 회복해보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생각이다.
민주당은 정의당이 이 후보를 비판해도 맞대응을 삼가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의 이런 구애에는 "범진보 진영이 뭉쳐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꺾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깔려 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후보단일화가 사실상 상수이다 보니 민주당은 더욱 급하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후보단일화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 선거 초반이라 실익도 없고 정의당만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여 성향 방송인들은 좀 더 노골적으로 정의당을 압박한다. ‘나꼼수’ 출신인 주진우씨는 지난 12일 KBS라디오에서 강민진 정의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인터뷰하면서 “후보단일화를 해서 심상정 후보가 이기면 될 거 아닌가”라고 거듭 물었다. 역시 ‘나꼼수’ 출신 김어준씨는 지난 10일 TBS라디오에 나온 배진교 정의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게 심 후보의 대선 완주와 단일화 여부를 세 번이나 물어봤다.
정의당의 응답은 선명한 '노(No)'다. 심상정 후보는 1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나와 민주당과 단일화나 선거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은 책임 연정을 통해서 우리 정치를 교체할 절호의 기회를 두 번이나 차버렸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저와 이재명 후보의 단일화는) 정치 냉소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며 완주 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남자’(20대 남성) 등의 표심을 잡기 위한 이 후보의 최근 반(反)페미니즘 행보로 정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한층 어두워졌다. 정의당은 이 후보의 △차별금지법 추진에 대한 유보 입장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방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 등에 대해서도 전부 반대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