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쭉쭉, 롯데 부진…'백화점 3사' 3분기 실적 왜 갈렸나

입력
2021.11.10 17:50
매출 규모 가장 큰 롯데, 성장률 반토막
"희망퇴직 등 체질 개선 위한 일시적 비용"
명품 3사 입점한 신세계 동대구점 23.3%↑

전통 유통강자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해 3분기 실적이 희비쌍곡선을 그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도 '백화점 3사'의 평균 매출 성장율은 12%를 기록했지만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은 5.9% 증가에 그친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10일 롯데쇼핑이 공개한 3분기 잠정 실적을 보면, 롯데백화점 매출은 6,5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늘었다. 백화점 3사 중 매출 규모는 가장 컸지만 매출 성장률은 3사 평균의 반토막에도 못 미쳤다.

영업이익은 21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기존 점포 매출은 7.0% 증가했지만 희망퇴직 비용 600억 원과 신규 점포를 개관하며 판매관리비가 29.6%나 늘어난 게 적자전환 이유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8월 동탄점을, 9월에는 경기 의왕시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를 연이어 열었다.

롯데쇼핑은 기존 백화점 성장률이 양호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 전반을 개선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증가와 코로나19로) 최근 2년은 백화점 업계가 어려웠던 시기인 만큼 체질개선에 에너지를 쏟았다"며 "백화점 사업부에서 처음 시행한 희망퇴직 비용은 일시적인 비용이어서 향후 재무제표를 양호하게 만드는 요소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명품 매출이 백화점 매출을 견인했지만, 롯데백화점은 예외였다. 롯데백화점의 3분기 명품(해외패션) 매출 성장률은 18.3%에 그쳤다. 동대구·광주·대전 점포를 제외한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성장률(28.0%)보다도 낮다.

잠정 실적공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5,09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2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81.3%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 3월 일명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3대 명품이 모두 입점한 동대구점은 3분기 매출이 23.3% 늘었고, 지난달 총매출은 무려 35% 증가했다. 지난 8월 문을 연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는 개관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약 40억 원에도 불구하고 매출 201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3분기 매출은 4,95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1% 증가했다. 아직 잠정실적이지만 영업이익은 4% 늘어난 586억 원 규모다. 지난 7, 8월 코로나19 4차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매출 회복세가 주춤했으나 9월부터 정상 궤도에 올랐고 추석 행사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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