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일주일에 접어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아슬아슬하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는데도 확진되는 돌파감염, 그리고 그에 이은 위중증·치명률 증가가 눈에 띈다. 여기다 지난 10월 말 ‘핼러윈데이’ 여파가 이번 주에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더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시행 첫 주인 지난주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2,133.6명으로 직전 주(1,716.2명)보다 24.3%(417.4명)나 늘었다. 5주 만에 다시 2,000명대에 진입한 수치다.
위중증 확진자 수도 일 평균 365명으로 직전 주보다 32명(8.8%)이나, 총 사망자 수도 126명으로 직전 주 대비 41명(32.5%)이나 늘었다. 특히 지난주 위중증 환자 중 60대 이상이 79.2%를 차지해 사망자 증가폭이 앞으로 더 커질 수도 있다.
당초 방역당국의 위드 코로나 논리는 백신 접종률을 충분히 끌어올리면, 위중증·치명률이 떨어지고 무증상·경증 환자가 늘어 재택치료 위주의 일상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위드 코로나 초반이라곤 하지만 현 상황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확진자 한 명이 주변의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도 1.20으로 올라갔다. 9월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다 핼러윈데이 효과가 이번 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핼러윈데이’ 모임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돼 이번 주 중반의 확진자 규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번 주 중반, 지난주와 비슷하게 하루 확진자 규모가 2,500명대에 이를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주에 이미 하루 확진자가 2,500명 안팎을 기록했으니, 이번 주에는 3,000명 선을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접종완료율이 90%가 넘는 60대 이상이 확진자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을 더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 시작 전부터 확진자가 증가추세였기 때문에 시행 이후 확진자 증가나 위중증·치명률을 꺾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 5, 6개월이 지나면 항체의 중증·사망 예방 효과가 70%가량 떨어지기 때문에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이라도 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스터샷은 이제 시작됐다. 방역당국은 이날 전국 위탁의료기관에서 얀센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을 시작했다. 10일부터는 고위험 시설인 요양병원·시설의 입소자·종사자 50만여 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작한다.
방역당국도 60세 이상 고령층 전체에 대해 부스터샷을 앞당기는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진 위험시설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판단에 따라 그나마 한 달 당긴 5개월부터는 부스터샷이 가능하다 해둔 상황이지만, 해외 자료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는 기본접종 완료 6개월 후 추가접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요양병원·시설 등 돌파감염 위험시설 등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 판단에 따라 접종 완료 5개월 시점부터 추가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정익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전문가 의견과 외국 자료를 검토 중"이라며 "근거가 축적되면 접종 일정을 한 달 정도 당기는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