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우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며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홍 의원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를 중심으로 경선 결과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이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긋자, 당내 경선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홍준표 선배님의 짧은 메시지는 제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저의 수락 연설보다 훨씬 빛났다"며 "멋진 위트까지 곁들인 낙선 인사와 국민과 당원들에게 보여준 맏형다운 그 미소,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지난 5일 최종후보 선출 이후 당의 화합과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던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발언까지 소개하고 "이제 우리는 모두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며 '원팀'을 강조했다.
홍 의원에 대한 구애는 2030대 당원들의 국민의힘 이탈 조짐이 가시화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윤 후보가 선출된 이후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경선 결과에 불만을 밝히며 탈당을 인증하는 2030대 당원들의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한 작성자는 "(홍 의원 지지를) 민주당의 역선택이라고 조롱하고 우리를 '민주당 프락치'로 만들었다"며 "어떻게 원팀이 되겠느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라고 적었다. 윤 후보가 선출된 5일부터 2030대 남성들이 활동하는 인터넷커뮤니티 '에프엠코리아' 등에도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는 글과 탈당 인증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러한 반응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다만 홍 의원을 지지한 2030대와 윤 후보로 결집한 장년층 간 세대 갈등 양상이 나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 당원 게시판에도 "민심보다 당심이 먼저인 노인의 힘" "틀니의 힘" 등 장년층을 조롱하는 글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 등으로 젊은층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가 전날 2030대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를 만난 것도 이러한 조짐과 무관치 않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2030대 이탈 방지와 홍 의원의 역할론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윤 후보의 구애에 선을 분명히 그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저의 역할은 전당대회장에서 이미 밝힌 대로 경선을 다이내믹하게 만들고 안갯속 경선으로 흥행을 성공하게 한 것"이라며 "그 역할은 종료됐다.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준 2040들의 놀이터 청년의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분들과 세상 이야기를 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가져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