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에서 만난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과의 하루

입력
2021.11.07 11:50

아우디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아우디의 다양한 고성능 모델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1박 2일의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의 무대는 복합적인 구조와 큼직한 고저차를 자랑하는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으로 낙점되었다.

사전에 통지된 아우디 측의 안내와 일정에 따라 인제스피디움으로 이동했고 양일간의 일정이 시작되었다.첫날 저녁에는 아우디가 국내 시장에 선보일 새로운 차량에 대한 소개를 중심으로 한 간략한 일정이 있었고, 이튿날 아침부터 ‘주행의 시간’이 펼쳐졌다.

과연 아우디의 퍼포먼스 모델, 그리고 ‘미래’는 어떤 매력을 선사할까?

세 경험이 마련된 시간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의 시작은 팀 아우디 코리아 소속의 드라이버, ‘유경욱’ 선수의 브리핑으로 시작되었다. 행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 그리고 이번 행사를 위해 독일에서 찾아온 인스트럭터 등을 비롯한 행사의 기본적인 내용이 소개되었고 이어서 보다 안전한 행사를 강조하는 ‘안전 교육’ 시간 등이 진행되었다.

유경욱 선수의 소개에 따라 소개된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은 각각 인제스피디움의 복합적인 코스를 활용한 두 프로그램과 인제스피디움을 빠져나가 강원도의 산길을 무대로 펼쳐지는 프로그램 등 총 세개의 일정이 마련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C조에 속하며 인제스피디움에서의 RS Q8 체험, 서킷 밖에서의 e-트론 주행, 그리고 인제스피디움에서의 R8 V0 퍼포먼스 주행 등의 순서로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

거대한 체격을 탄탄히, 경쾌하게 이끄는 RS Q8

첫 번째 프로그램인 RS Q8 체험 프로그램은 ‘플래그십 SUV’를 고성능 모델로 개발할 때의 ‘좋은 예’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RS Q8의 경우에는 Q8의 거대한 체격을 더욱 대담하고 강렬한 스타일로 다듬고 보닛 아래에는 600마력의 성능을 내는 V8 4.0L TFSI 엔진과 8단 팁트로닉, 그리고 콰트로 시스템의 조합을 더해 더욱 우수한 움직미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가장 돋보였던 건 입체적인 레이아웃을 가진 인제스피디움의 B 코스 위에 마련된 여러 구간을 통해 RS Q8의 다양한 기능에 있었다. 먼저 다른 RS 시리즈와 같은 V8 엔진이지만 차량의 크기, 무게로 인해 다소 답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던 ‘가속 성능’은 말 그대로 폭발적인 매력을 선사했다.

다만 가속 후 제동을 할 때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실 아침 일찍부터 상당한 정도로 내린 비로 인해 노면이 미끄러웠기 때문이다. 대신 절대적 제동 성능을 체험하지 못했지만 능숙한 ‘제어 시스템’이 거대한 체격을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만족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아우디는 RS Q8에 후륜조향 시스템을 더해 A5로 한 번에 유턴할 수 없는 좁근 공간에서도 능숙히 유턴할 수 있는 뛰어난 조작성을 과시한다. 덕분에 체격이 큰 SUV를 다루는 부담, 특히 좁은 골목과 주차장에서의 ‘여유’를 더할 것 같았다.

가속과 제동, 그리고 차량의 움직임을 체험한 후 이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슬라럼 주행도 프로그램 내에 마련되어 있었다. 저속에서는 조향과 반대방향, 고속(시속 60Km/h)에서는 조향과 동일한 방향으로 후륜이 조향되는 RS Q8의 후륜 조향 시스템의 ‘성숙도’를 기대하며 주행을 시작했다.

실제 빠른 속도로, 그리고 또 낮은 속도로 슬라럼 주행을 하며 후륜의 움직임을 확인했는데 급격한 조향시 차체가 조향 방향으로 빨려들어가는 감각이 일반의 차량들과는 약간 다르게 느껴졌다.

이러한 모습으로 인해 처음에는 처음에는 조금은 이질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행을 하면 할 수록 이질감은 사라지고 오히려 적은 조향으로 슬라럼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이 감각이 익숙해진다면 RS Q8의 매력이 더욱 커질 것 같았다.

와인딩 코스를 부드럽게 달리는 e-트론의 매력

RS Q8에 이어 인제스피디움 밖에서 e-트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주행 시간이 펼쳐졌다.

아우디 e-트론은 이번에 처음으로 시승한 차량이며 SUV 형태의 전기차다. 4,900mm의 전장이나 1,935mm의 전폭 등을 갖추고 있는 만큼 그 공간도 넉넉해 패밀리 SUV, 혹은 그 이상의 존재로 인식되기에 충분한 차량이다.

기능도 다양하고 주행 성능에 있어서도 240kW와 300kW의 출력을 낼 수 있는 50 Quattro와 55 Quattro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비교적 짧은 주행 거리만 감수할 수 있다면 ‘충분히 주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차량이라 생각되었다.

인제스피디움에서 필례 약수터를 오가며 차량의 주행 질감을 체험해봤는데 비록 짧은 주행 코스였으나 e-트론은 뛰어난 승차감, 매끄러운 질감을 선사하며 ‘전기차의 건조함’을 타파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필례약수를 오가는 길의 상황을 생각하면 이 부드러움이 더욱 돋보였다.

조향 반응이나 조향에 따른 차체 대응, 그리고 노면의 질감 등의 전달에 있어서 무척 성숙하고, 정교하게 다듬어진 느낌이라 주행을 하는 내내 ‘고급스러운 차량’을 타고 있다는 생각이 지속적으로 들었다. 이는 곧 만족감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부드러움은 생각보다 높은 수준의 매력이었다. 게다가 함께 시승했던 S Q8 TDI 사양이 워낙 견고하고 탄탄한 셋업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덕분에 전기차가 내연기관의 부드러움을 탐하고 이를 증명할 수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V10 엔진의 짜릿함…R8 V10 퍼포먼스

마지막 프로그램은 2020 CJ대한통운 슈퍼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시즌 챔피언(슈퍼6000 클래스)에 오른, 즉 국내 최고의 선수라 할 수 있는 정의철 선수(엑스타 레이싱)의 지도 아래 아우디의 슈퍼카, R8 V10 퍼포먼스로 인제스피디움 A 코스를 달리는 것이었다.

인제스피디움 A 코스는 그 길이는 다소 짧지만 내리막 직선 구간과 복합적인 오메가 코너, 그리고 급한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운전자의 냉정한 조작’을 요구한다. 인스트럭터 뒤로는 각 세 대의 R8 V10이 주행하며 약 5랩 가량을 주행하게 되었다.

610마력을 내는 V10 5.2L 엔진과 7단 S트로닉, 그리고 콰트로 시스템은 탁 트인 직선 구간에서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가속할 수 있는 ‘힘의 우위’를 과시했으며 R8 V10 퍼포먼스의실내 공간은 차량의 움직임과 노면 상황을 명료하게 전달하면서도 운전자가 안정감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대담한 성능의 발현, 이어지는 우수한 제동 성능을 통해 내리막 후 오르막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인제스피디움 1번 코너 구간을 민첩하게 질주할 수 있었고, 이어지는 오메가 코너 구간에는 운전자의 의지대로 차체를 이끌어주는 놀라운 조향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단순히 성능이 뛰어난 것 외에도 차량의 조율 능력이 워낙 우수한 만큼 주행 전반에 걸쳐 완성도 높은 밸런스를 제공하여 ‘아우디가 GT 레이스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뤄낸 것’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 같았다.

비록 19개의 코너가 형성하는 입체적인 레이아웃의 서킷 전체를 마음껏 달릴 수는 없었지만 제한된 환경에서 차량의 가치, 그리고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참고로 주행 후에는 인스트럭터들의 주행 아래 아우디 퍼포먼스와 강력한 전기 GT 스포츠카를 추구하는 아우디의 새로운 고성능 전기차, ‘RS e-트론 GT’의 퍼포먼스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핫랩이 마련되어 이목을 끌었다.

아우디의 현재, 그리고 미래

아우디의 이번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하나의 차량을 보다 깊게, 그리고 또 상세하게 경험하는 시간이라 하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의 가치와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단순히 ‘좋은 기술’ 혹은 ‘최신의 기술’이 대거 적용되었다는 기술적 고취감에 관망하는 것이 아닌 차량의 성격, 크기, 그리고 브랜드의 의지에 따라 아우디의 기술이 얼마나 적절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배치되었는지 느낄 수 있는 ‘적정 기술’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박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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