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초등맘·창업자는 한국사회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나

입력
2021.11.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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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남북한 화합을 위한 국제학술회의]
이북5도위·한국사회학회·미래인력연 공동주최
권헌익 케임브리지대 교수 '이산가족 조명' 기조연설
탈북주민 교육·정체성 등 주목한 논문 7편 발표

이북5도위원회와 한국사회학회, 미래인력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제1회 남북한 화합을 위한 국제학술회의'가 5일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에서 열렸다. '한반도 평화와 북한이탈주민의 사회통합'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전문가 9명이 참석해 북한이탈주민이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각종 방안을 논의했다.

기조 연설자로 나선 권헌익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70년 역사의 한반도 분단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독보적 현상이며 한반도 이산가족은 20세기 '극단의 시대'의 중심"이라고 규정했다. 권 교수는 "초기 냉전 시기 형성된 이산가족들이 2세대를 거쳐 3세대의 탈냉전 역사적 현실을 당면하고 있다"며 "기존 이산가족과 새로운 이산가족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짚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연구자들은 북한이탈주민의 교육, 정체성 등에 주목한 7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임대주택 거주 북한이탈주민과 주변 선주민과의 상호관계' 논문에서 "부촌으로 분류되는 지역에 정착하게 된 북한 출신 주민들은 교육 자본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치열한 경쟁에 익숙하지 않다"며 "특정 지역에 갑작스럽게 편입된 이들의 교육과 공간 경험을 이해함으로써 지역사회 통합과 정착을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수경 한신대 교수는 '탈북여성의 한국사회 정착과정에서 학부모 경험이 갖는 의미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서울의 대표적 학군에서 초등학교 자녀를 둔 탈북여성들이 자녀의 학교생활과 학업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려 자신의 정체성을 조정해나가는 과정을 추적했다.

현정임 영국 센트럴랑카셔대 교수는 '남한과 영국 거주 탈북민 1세대와 1.5세대 정체성 구성 비교 연구' 논문을 통해 한국과 영국 거주 탈북민의 정체성을 비교 분석했다. 현 교수는 "3만여 명의 탈북민이 남한 사회에서 통일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각자의 사회 경제적 위치와 문화적 네트워크도 다양해졌다"며 "탈북민의 정체성과 국가 정체성이 그만큼 다양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지(강원대)·정마리안네(오스트리아 빈대) 교수는 '북한이탈주민의 창업경쟁력과 소비자인식 조사연구' 논문에서 탈북민 창업자들이 판매하는 상품 및 서비스가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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