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자 겸 반극단주의 활동가의 잠입 취재기다. 극단주의가 사람들에게 확산되는 과정을 폭로하기 위해 저자는 이슬람 지하디스트부터 반페미니스트 집단까지 전 세계 10여 곳의 극단주의 그룹에 침투했다. 독자는 저자의 정체가 탄로나지는 않을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임무 수행을 지켜보게 된다. 스릴러 소설을 닮은, 긴장감 넘치는 상황 묘사가 인상적이다.
취재 결과 극단주의 운동들은 일정한 경향성을 띠고 있었다. 각 집단은 구성원들에게 소속감을 제공하면서 그들이 사회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줬다. 동시에 그런 보호막을 깨뜨리는 주체로서 이민자나 정부, 언론 등을 지목하고 끊임없이 음모론을 펼치는 식이었다. 저자는 한 개인이 급진화하는 과정을 7단계에 걸쳐 정리했다.
최근 극단주의 운동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페이스북 등은 이용자가 '좋아요'를 누른 게시글과 비슷한 콘텐츠를 집중 노출함으로써 이념적 다양성을 수용할 기회가 차단되는 측면이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는 또 SNS의 수익구조가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를 양산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피를 흘리면 주목을 받는다"는 말은 고대 로마시대부터 지금까지 유효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