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대권에 도전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보내는 야권 단일화 러브콜을 향해 "정권교체를 위해 제1야당 후보가 되신 분이 양보해주면 단일화하겠다"며 일축했다. 또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언급한 '공동 정부'를 뜻하는 'DJP 연대'에 대해선 "마크롱 같은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안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단일화 없이 야권이 이대로 끝까지 완주해도 가능성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번 대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라며 "당선을 목표로 나왔고,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당선의 자신감을 중도층에서 찾았다. 그는 "중도에 있는 국민들이 40~50%"라며 "그분들은 어느 편이 이기는 것보다 과연 누가 우리 대한민국을 앞으로 5년 동안 더 좋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1지대라고 말씀드릴 정도로 굉장히 많은 분들이 중도층에 계시고, 중도(층) 중심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이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며 "제1야당 후보가 되신 분이 양보해 주신다면 충분히 압도적인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이 되고 나서 탕평책을 쓰는 것과 공동 정부를 외치며 선거 때부터 손잡고 같이 뛰는 것 중 어느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후자로 생각하고 있다"며 공동 정부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그러나 전날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하나같이 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모색하겠다고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안 대표와의 단일화 추진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유 전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선거에서 제3지대의 후보와 단일화하려는 노력도 안 하고 그대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1일 대구시장에서도 "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즉각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며 안 대표와 함께 바른미래당을 경험한 이력을 내세웠다.
원 전 지사도 KBS라디오에서 "단일화 안 하면 4년 전 선거의 재판이 될 것"이라며 "어렵더라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도 단일화의 뜻을 내비쳤다. 윤 전 총장은 TV조선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며 "반(反)문재인 야권 통합의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과거 DJP 연대하듯이 공동 정부를 창출할 수도 있다"며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DJ) 총재와 자유민주연합 김종필(JP) 총재가 손을 잡았던 일화를 꺼내 들었다. 당시 대통령 후보는 김대중 총재, 초대 국무총리는 김종필 총재가 하기로 한 연대였다.
안 대표는 여야 대권주자들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우선 도덕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어떤 쪽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대장동의 가장 큰 문제는 정말 천문학적인 이익을 특정 민간에게 몰아 준 것"이라며 "만약 이것을 몰랐다면 단군 이래 최대의 무능이며, 만약 알았다면 단군 이래 최대의 비리이고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 대표는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 이 후보에게 "특검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특검을 수용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에 대해선 "그분들도 지금 경선 과정에서 보면 서로의 네거티브, 그리고 과거 일로 발목잡기 등 이런 이야기들만 있지 미래 담론이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다 보니까 여러 가지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더 많은데도 1대 1 후보 간에 붙여보면 야권이 지는 결과들이 나오는 것 아니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가 출마 선언을 하지도 않았는데 (대선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10% 정도 나오는 조사들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 굉장히 크다"며 "더 열심히 해서 더 많은 인정을 받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