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와 말 맞춘 노형욱...'집값 안정세' 밀어붙이는 정부

입력
2021.10.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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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장관 "현시점, 집값 안정 초기 국면" 
전날 홍남기 부총리 발언과 같은 맥락
"안정 판단 이르다"는 시장 우려에도 연일 '안정세' 자신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판단은 확고했다. 전날 "상승 추세가 주춤하고 있다"고 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28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집값이 안정 초기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아직 "대세 전환은 이르다"는 시장 반응과는 다르게 정부는 연일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이 성공했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모양새다.

노형욱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긍정적인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어 주택시장이 안정화 초기 국면에 들어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장관이 언급한 집값 안정화 근거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실거래가 지수 △매수심리 지표 등이다.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 통계 등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수도권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폭은 소폭 둔화했다. 가격 흐름에 선행하는 매수심리 지표도 8월 셋째 주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 중이다.

노 장관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주택시장이 더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종합 대책도 발표됐다"며 "주택 공급이 계속되고 가계부채 대책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확고한 안정세가 빨리 오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했다.

이 같은 인식은 정부가 지난 6월부터 누차 강조한 '집값 고점론'의 연장선이다. 전날 열린 제32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8월 말 이후 주택공급 조치 가시화, 금리 인상,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주춤하고 시장심리 변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루 간격으로 경제 수장과 부동산 주무부처 장관이 같은 메시지를 되풀이한 것이다.

내년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노 장관은 더 전향적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내년도 국세 수입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수도권의 집값 상승률을 5.1%로 예상한 국토연구원의 전망치를 인용했는데, 노 장관은 "주택 상황이 과열된 6, 7월에 전망한 수치를 썼을 것 같고 5.1%는 경상성장률과도 비슷하다"면서 "최근 흐름을 보면 5.1%보다 훨씬 안정된 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전청약 등 주택 공급정책의 시행과 실제 입주까지는 공급 시차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5~10년 전 주택 공급을 축소한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공급에 스트레스 구간이 발생하는 게 문제"라고 인정했다.

한편 노 장관은 성남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제도 개선 방향이 국감을 통해 나타났고 방향성도 일치한다"며 "민간과 지자체의 자율성과 참여를 촉진하는 도시개발법 취지를 유지하는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다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