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만남을 두고 "대통령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수사를 사실상 지시한 상황에서 수사의 가이드라인으로 비쳐지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었다"며 우려했다.
이 대표는 26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정면승부에 나와 "대통령께서 관련 수사를 사실상 지시 내렸고, 국민들의 관심은 '이재명 후보에게 수사가 닿을 것이냐, 말 것이냐'인데 두 사람의 만남을 수사 기관 입장에선 정치적으로 받아들일 소지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검경의 수사가 미진하다고 하면, 두 사람의 만남을 가이드라인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검경이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더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더해 이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여당 큰 어른으로서 대통령이 특검을 결심하면 여당 분위기도 따라갈 것"이라며 특검 도입을 압박했다. 검경수사를 못 미더워하는 국민의힘은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와의 만남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선거개입"이라고 비판하자, 야당 후보가 결정되면 마찬가지로 초청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전적으로 야당의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며 "전례가 없던 일로, 정치적으로 상당히 의미가 있는 과정이기에 파악해서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만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에 대해 이 대표는 역사 부정은 아니라며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처음 논란이 된 전두환 옹호 발언은 표현이 미숙한 부분이 있어 비판을 받은 건데, 캠프가 상황 대처를 못하면서 기름을 부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윤 전 총장이 5·18과 12·12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 좋게 생각한다고 언급을 했기 때문에 제한적 타격을 입었다고 본다"고 평했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 이후, 이 대표가 누리호 발사 참관을 계기로 호남 방문에 나서면서도 광주를 찾지 않은 배경에 대해선 "일부 참모진이 광주 방문을 제안했는데 제가 거절했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은 5·18에 대한 부정이 아닌데, 광주로 일정을 잡으면 윤 전 총장의 발언이 5·18을 부정했다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본인의 광주 방문이 사태를 더 키울 것이란 판단에서 일부러 광주를 찾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 전남 여수와 순천을 방문했다.
다만 개 사과 사진 파문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이 본선에 진출한다면 아주 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건이었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최근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이 대표는 "대선 본선에서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이 있다면 어떻게 조정해야 될지 구체적으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과 사이가 가깝지 않은 홍준표 의원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김 전 위원장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김 전 위원장은 정권 교체의 대의를 위해 움직일 분"이라고 일축했다.
대선의 또 다른 변수로 남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선 예고한 대로 대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지만 결국 도중하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대선과 함께 진행될 국회의원 보궐선거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 종로가 대선 러닝메이트 경향을 보일 것이라는 정치권 분석에 대해선 "내가 나가든 다른 사람이 나가든 비슷하다"며 유권자들이 종로 출마자와 대선후보를 묶어 표를 던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했다.
진행자가 "지난번 '종로에 안 나간다. 노원을 사랑한다'고 한 것과 다른 느낌이다"며 이 대표의 종로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자 이 대표는 "지금도 (노원을 사랑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민주당에 전략적 모호성을 줘야 되지 않겠는가"며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