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의혹 알고도 수사 안 했나

입력
2021.10.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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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수사 때 뒤늦게 비리 드러나 논란
윤석열 측 "말도 안 되는 대장동 물타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011년 대장동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관련한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당시 중수부 2과장으로 있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윤 전 총장 측은 “말도 안 되는 대장동 물타기”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1년 당시 대장동 사업 시행사였던 씨세븐의 이강길 전 대표는 대검 중수부로부터 부산저축은행 대출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받았다. 부산저축은행 등 계열사는 2009, 2010년 이 전 대표의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에 1,155억 원을 대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박연호 당시 부산저축은행 회장 인척인 조모씨가 대출 알선을 명목으로 10억3,000만 원을 이 전 대표로부터 받아 간 사실이 중수부에 포착된 것이다.

이강길 전 대표는 이와 관련, 언론을 통해 '조씨에게 2010년 3월쯤 돈을 건넸지만, 중수부의 요청을 받고 회계를 정리하면서 사후에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수부의 조사를 받으면서 조씨의 대출 불법 알선과 관련한 내용도 진술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진술에도 중수부가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수부가 대장동 사업 대출 불법 알선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2015년 수원지검에서 조씨를 수사하면서 뒤늦게 드러났다.

이날 한겨레가 공개한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검경 수사기록’에는 중수부가 조씨의 불법 대출 알선과 관련한 이강길 전 대표의 진술이 수차례 등장했다. 조씨 역시 2014년 경찰 조사 과정에서 “검찰(대검 중수부)에서 수사받은 것이 대장동 관련된 부분도 있다. 검찰수사 결과 저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여권에선 이를 두고 윤 전 총장이 의도적으로 수사를 뭉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당시 주임검사는 윤석열 전 총장이었고, 조씨의 초기 변호인은 대검 중수부장 출신 박영수 변호사였다. 윤 전 총장이 검찰에서 함께 근무했던 박 변호사와의 인연 때문에 대장동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측은 그러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전 총장 측 국민캠프는 이날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하려면 기초 팩트부터 체크하십시오’라는 입장문을 내고 "의혹의 근거가 미약하다"고 반박했다.

국민캠프 측은 “(제기된 의혹 관련) 이강길 전 대표가 어떤 내용을 조사받았고 누구에게 보고됐으며, 어떤 범죄가 밝혀졌는지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면서 “무엇을 어떻게 덮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이 차명법인을 내세워 직접 부동산에 투자한 배임 범죄를 밝히기 위해 대출을 사실상 전수 조사했고, 이강길은 부산저축은행이 투자한 것이 아니라 ‘단순 대출’이었기 때문에 참고인 조사만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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