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9월 상승률...벌써 작년보다 두 배 넘게 올라

입력
2021.10.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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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상승률이 작년 연간 상승률(3.01%) 2배 넘어
"지금 추이면 올해 文정부 출범 이후 최고 상승률"

젊은 층이 주도하는 '패닉바잉'(공황매수)에 전세시장 불안정이 지속된 올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벌써 지난해 연간 상승률의 두 배를 넘어섰다. 가격이 급등하며 서울에서 중저가 매물인 '6억 원 이하' 아파트는 3개월 새 3만 가구 이상 줄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6.24%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3.01%)의 두 배가 넘는다. 전년 1~9월 상승률(2.48%)과 비교하면 2.5배에 달하는 오름폭이다.


지역별로는 중저가와 재건축 예정 매물이 몰려 있는 노원구 아파트 1~9월 누적 상승률이 10.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강남 3구'인 △송파구(8.38%) △서초구(7.92%) △강남구(7.85%) 순이다.

정부의 강력한 주택가격 통제 정책과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의 '추격매수'와 개발 호재 기대감이 확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노원구는 그간 노후한 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중저가 매물을 노린 젊은 층에게는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하반기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서초구(8.79%) △노원구(7.5%) △동작구(7.16%) 등으로 집값 상승폭이 가파른 지역과 많이 겹친다.

집값이 빠르게 뛰면서 '보금자리론' 등 서민 우대 대출 상품의 기준이 되는 6억 원 이하 중저가 매물도 쪼그라들었다. 부동산114의 시세 조사 대상 아파트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17만6,186가구였던 서울의 6억 원 이하 아파트는 3개월 만에 14만5,015가구로 3만 가구 이상 감소했다. 반면 15억 원 초과 고가 아파트는 30만4,713가구에서 33만4,819가구로 3만 가구가 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6억708만 원이었던 서울 평균 아파트값도 4년 4개월 사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978만 원으로 12억 원 돌파가 코앞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추이가 연말까지 지속되면 올해 서울 아파트값 연간 상승률이 문 정부 출범 이후 최고를 찍었던 2018년(8.03%) 수준을 넘어 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6년(23.46%)과 2005년(8.53%)을 제외하고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해다.

최다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