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중단기업이 진입 기업보다 많아"…신기록 '그늘 해소' 지적

입력
2021.10.18 16:55

지난해 급격한 물류비 상승 등으로 수출을 중단한 기업 수가 새롭에 수출에 나선 기업 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6.7% 늘어난 588억3,000만 달러로, 역대 월간 최고치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지만 이 과정에서 생긴 그늘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수출 중소기업의 그늘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에 성공한 기업은 2만5,984개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반면 수출을 중단한 기업은 2만6,412개로 전년보다 3.3% 증가한 동시에 수출 성공 기업 수보다 많았다. 지난 3년간(2018∼20년)으로 폭을 넓혀봐도 수출 시장에 진입한 기업은 807개 줄었고, 수출을 중단한 기업은 1,777개 늘었다.

이 의원은 수출 빈부격차를 언급하면서 “코트라가 중소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 기업들이 물류 운송비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며 “급격한 물류비 상승이 수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특성별로는 수출국 수가 적고 수출액이 낮을수록 수출 중단율이 높았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수출 중단기업 중 1개국에 수출하는 기업 비중이 84%로 가장 컸으며, 수출액 10만 달러 미만 업체가 전체의 84.3%로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영세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의 지원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국회 추경을 통해 ‘물류전용 수출바우처’ 사업예산 32억5,000만 원을 확보하고 중소·중견기업 289개사의 물류비를 지원했는데, 당시 신청한 486개사는 예산 부족 탓에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당 김경만 의원은 “해상·항공 운임비가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선박 부족 등으로 인한 물류 대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음에도 내년도 예산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히려 올해 예산 141억9,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 배정돼야 하며, 내년까지 이어지는 지속사업으로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열 코트라 사장은 “물류비 상승 문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통물류센터 관련 예산이 내년에 2배 넘게 확대되는 만큼 다른 각도에서 수출기업들을 충분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