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연인 말다툼 뒤 살해하고 시신 유기한 50대 남성

입력
2021.10.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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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망 좁혀 오자 평소 알던 경찰관에 자수

사소한 말다툼 끝에 옛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50대 남성이 검거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고양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54)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8월 고양시 화정동 자신의 집에서 연인관계로 지내다 헤어진 40대 여성 B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B씨의 시신을 집 안에 방치하다가 훼손한 뒤 고양 창릉천변 풀숲에 내다 버린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B씨와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들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에 나서 예전 가깝게 지내던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A씨에게 이날 오후 2시까지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 수사망이 자신을 향하자 A씨는 전날인 11일 오전 11시 10분쯤 평소 알고 지내던 서울지역 경찰서 소속 C 경감에게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범행 사실을 알렸다. C 경감은 이에 “만나서 얘기하자”고 제안한 뒤 모처에서 만난 A씨를 가까운 파출소로 데려가 자수시켰고, A씨는 곧바로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창릉천변 일대를 수색해 3개의 비닐봉지에 나눠 담긴 훼손된 시신을 전부 찾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말다툼으로 번져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와 시점, 방법 등에 대해 수사한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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