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미국 찾은 서훈, ‘종전선언’ 미국 설득 나선다

입력
2021.10.1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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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실장 “남북ㆍ북미관계 전반적 논의” 
12일 설리번 안보보좌관 협의 예정 
'종전선언'도 한미 협의 주요 의제 포함

미국을 방문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측과 6ㆍ25전쟁 종전선언 및 남북대화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대북제재 완화 방안 등 조 바이든 행정부 설득이 방미 주요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로널드레이건공항에 도착한 서 실장은 방미 목적에 대해 “남북 간 연락채널이 다시 소통이 됐고 (미국 측과) 남북관계나 북미관계를 한 번쯤 점검하고 전반적으로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종전선언 논의와 관련, “종전선언도 (미국 측과 논의할) 그 일부가 될 것이고, 포함해서 같이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제재 완화 논의 여부를 두고 서 실장은 “어차피 비핵화 협상이 진행된다면 제재 완화 문제도 같이 논의돼야 하는 사항”이라고 답했다. 남북대화 전망 관련해선 “남북관계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이 안 돼 있다. 그런 문제도 전반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머지않아 시작되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서 실장은 12일 카운터파트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서 실장은 4월 한ㆍ미ㆍ일 안보실장 협의차 미국을 찾은 뒤 6개월 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선 최근 남북관계 전개 상황, 북한 입장, 미국 반응을 논의하고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미국의 유인책을 설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남ㆍ북ㆍ미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며 종전선언 문제를 꺼냈다.

이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사흘 뒤 “상대방에 대한 적대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같은 달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10월 초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을 공언하며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4일 남북 연락채널도 복원됐다. 하지만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비롯해 9월 이후 4차례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면서 남북, 북미 간 밀고당기기도 계속되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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