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두려운 치매 정복될까?

입력
2021.10.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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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김호정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순환신경계약품과장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후천적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기억ㆍ언어ㆍ판단력 등 인지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생기고 소중한 기억을 잃게 돼 치매 환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이 모두 고통받는 질병이다.

국내 치매 환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84만 명(65세 이상)이며, 앞으로 매년 증가해 2050년에는 300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치매의 대표적 증상은 인지 장애와 정신 행동 증상이다. 인지 장애는 시간과 계절 등을 구분하지 못하는 ‘방향감(지남력) 장애’, 말을 더듬거나 부정확한 ‘언어 장애’, 가스레인지 사용법에 어려움을 느끼는 ‘실행 능력 장애’, 늘 찾던 길을 잃는 ‘시공간 장애’ 등이다. 정신 행동 증상은 망상, 환각, 우울증, 성격 변화 등이다.

현재 치매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 등의 성분이다. 엄격히 말해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다. 치매로 인한 심각한 장애에 이르는 기간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관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처음에 최저 용량을 복용하고 점차 용량을 늘려 권장 유효 용량을 유지하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치매 치료제와 체외 진단용 의료기기의 제품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내ㆍ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치매 치료제·진단기기 제품화 기술지원단’을 운영하며 연구 개발 초기부터 허가까지 단계별로 맞춤형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누맙’을 조건부 허가했다. 국내·외에서 치매 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른 시일 안에 치매 치료제가 나와 치매가 정복되기를 기대해 본다.

건강하게 사는 것은 모두의 희망이다. 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와 가족까지 힘들어질 수 있는 치매,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예방 수칙으로 ‘3권(勸)·3금(禁)·3행(行)’을 제시한다. 운동ㆍ건강한 식사ㆍ독서를 권(勸)하고 음주ㆍ금연ㆍ머리 부상을 금(禁)하며, 건강검진ㆍ가족 및 친구들과의 소통ㆍ치매 정기검진은 반드시 행(行)하라는 것이다.

치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고 정기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로 치매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