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상도수호' 조수진 향해 "마음대로 하라, 난 못 한다"

입력
2021.10.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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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의원 두둔' 두고 당내 논란 확산
홍준표·유승민 등 대선주자 비판 가세

아들의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퇴직금 50억 원 논란으로 탈당한 곽상도 무소속 의원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1일 쪼개졌다. 곽 의원을 두둔한 듯한 발언을 한 조수진 최고위원을 향해 이준석 대표는 물론 대선주자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발단은 전날 밤 소집된 긴급최고위원회의였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오늘 오후 9시 이준석 대표가 추진한 긴급 최고위 안건은 '곽상도 의원 제명' 하나였음이 여러 군데에서 확인됐다"며 "아들의 퇴직금이 논란이 된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타당한가. 그 논리라면 아버지의 법 위반이 확인된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가"라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신군부'와 비교했다. 그는 "무소속 의원의 제명 논의가 국감 시작 전날 심야 최고위를 열어야 할 정도로 시급한가.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장동 의혹 대응 전략과 곽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안해 당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다만 곽 의원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회의 직후까지만 해도 "(조수진) 최고위원께서 오해하신 것 같다"며 수습하려는 모습을 취했다.

하루 만에 이 대표의 태도가 급변했다.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조 최고위원의 메시지를 공개하면서다. "곽 의원 아들 퇴직금 규모를 떠나서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과 관련이 있습니까? 곽 의원이 화천대유에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습니까"라며 따지는 조 최고위원에 대한 비판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신의 문자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해 보십시오. 남한테 훈계하듯 시키지 말고 직접 하십시오. 저는 못합니다"라고 적었다. 또 "우리는 '상도수호' 없다는 당 대표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들이받을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바로 들이받고 기자들에게 언플을 해대는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자괴감을 느낀다"며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썼다.

당 대선주자들도 가세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조수진 최고위원을 향해 "50억 원에 대한 국민 분노가 안 들리냐"고 비판했고, 홍준표 의원도 "좀 과했다,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국민의힘에 상도수호는 절대 없다"고 밝혔고, 하태경 의원은 "조 최고위원은 국민의힘과 함께 할 것인지 곽상도 의원과 함께 할 것인지 결단하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옹호가 아니다"라며 "정권, 여당과 싸우는 게 먼저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김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