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작도서 실종된 아들 찾다 코로나 확진된 아버지 "답답한 심정"

입력
2021.09.23 15:20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돼
"현장에 있어야 하는데…"

인천 옹진군 소이작도에서 실종된 아들을 찾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된 50대 아버지가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12일 오후 10시쯤 실종된 홍모(27)씨의 아버지(50)는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장에 있어야 무엇이라도 하는데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홍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실종된 당일 오후 3시 배편으로 소이작도에 들어가 경찰과 해양경찰의 수색 작업을 지켜보던 중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병원선을 타고 섬을 나와 22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홍씨의 아버지는 "소이작도에 있으려고 했으나 쫓겨났다"며 "나와 접촉한 가족들은 격리되고 둘째 아들은 해외에 있어 수색 작업을 챙길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소이작도를 포함해 옹진군 섬 지역에선 추석 연휴 첫날인 18일 주민 등 1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이날 0시까지 모두 51명(주민 34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밀폐된 구조의 여객선을 매개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홍씨는 8일 소이작도 내 군부대 배관공사를 하기 위해 입도했다가 실종됐다. 경찰은 13일 오전 8시쯤 공사 관계자로부터 "홍씨가 숙소에 없다"는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해경에 공동대응을 요청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경찰 조사 결과 홍씨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전날인 12일 오후 10시쯤 선착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으나 다시 나오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선착장에선 그의 신발도 발견됐다.

홍씨의 아버지는 "경찰은 해상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하고 해경은 선착장에서 일어난 사고라고 떠넘기기를 했다"며 "해경은 해군에 공조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말을 바꾸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헬기와 드론을 동원한 수색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112에서 공동대응 요청을 해 와 50톤 경비정과 잠수사를 동원해 수색을 지원했다"며 "17일부터는 경비 업무를 병행하면서 수색하고 있으며, 경찰과 해군 등에 모두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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