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강도태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3일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기업인 사이티바가 한국에 생산시설 투자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 "협력상 큰 문제가 없다면 2024년부터 (백신 원부자재를) 생산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생산한 백신 원부자재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 공급돼 한국이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강 차관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백신 원부자재는) 장기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뿐 아니라 바이오 의약품 전체에 사용돼 바이오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앞서 21일(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한미 양국 백신 기업 및 연구기관 간 협력 강화를 위한 '한미 백신 협약 체결식'과 '글로벌 백신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사이티바는 이 자리에서 내년부터 3년 동안 5,250만달러(약 621억 원)을 투자해 한국 내 고부가 세포배양백(백신 세포 배양에 쓰이는 용기)을 만드는 공장을 설립하는 투자 신고서를 제출했다.
강 차관은 "사이티바가 생산 중인 원부자재는 우리나라의 삼성바이오로직스나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기업도 사용 중"이라며 "만약 사이티바가 백신과 원부자재를 국내에서 생산하면 국내 공급도 원활해지고 아시아 지역까지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 차관은 또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 추가 구매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부스터샷 등 백신 추가 접종 여부를 아직 결정할 순 없지만,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에 대통령께서 화이자 회장과 만나 백신 공급과 추가 구매 계약에 대해 논의했다"며 "국민이 선호하는 부분이나 앞으로 소아 청소년으로 접종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을 고려해 내년에도 백신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협의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의 중인 상황이라 얼마에 협의했다 등 구체적인 건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강 차관은 또 "여러 의견을 듣고 국내외 동향, 연구 사례를 보고 결정할 예정"이라면서도 "18세 이하 청소년층과 추가 접종에 대해선 실제 9월부터 접종하는 국가들이 있다. 이런 걸 고려해 부족함 없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차관은 10월 말 백신 2차 접종률 70% 목표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23일 기준으로 백신 7,385만 회분 도입이 완료됐다. 어제도 화이자 462만5,000회분이 들어오는 등 화이자 백신은 계획대로 잘 공급되고 있고 모더나도 순조롭게 돼 하반기 물량은 충분하다"며 "요일마다 다르지만 일일 접종이 100만 회분 이상 넘어가기 때문에 10월 말까지 전 국민 70% 접종은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10월 말 이후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접종자들 면역이 어느 정도 형성된 상황인지 봐야 할 것 같다"며 "(접종률이 높은) 이스라엘이나 영국, 싱가포르가 방역 수칙을 일부 완화해 확진자 수가 대폭 증가하는 문제가 나타났는데, 안정적인 방역 상황과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