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에서 전라·경전·동해선을 잇는 경부고속선(KTX) 노선을 만들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인원이 20만 명을 돌파했다. 청와대는 20만 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한다.
'KTX로 수서까지 가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은 청원 마감일인 17일 오전 10시 현재 20만3,800여 명의 동의 인원을 모았다. 이미 전날 오후 5시쯤 20만 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지난달 18일 "수서고속선(SRT) 고속열차는 경부선과 호남선만을 운행한다"며 "전주·구례·여수·순천을 잇는 전라선, 마산·진주·창원·포항 등의 경전선, 동해선 지역 600만 명 국민들이 수서역에 가기 위해 반드시 환승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SRT는 태생적으로 KTX보다 운임을 10% 싸게 책정해 KTX 이용객들은 같은 고속철도를 타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운임을 내는 상대적 차별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9일 철도노조와 지역 시민단체들이 철도 통합과 요금 인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수서행 및 수서발 KTX 즉각 투입과 고속철도 통합을 촉구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금도 수서발이나 수서행은 SRT만 가능한데 SRT를 오가는 역은 전국에 16개밖에 안된다. 많은 지역들이 수서발이나 수서행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고, 더 비싼 요금을 내고 있다는 것.
청원인은 "고속철도를 통합하면 좌석이 늘어나 주말과 연휴기간에도 쉽게 표를 구할 수 있고, 매출액 증가로 모든 국민이 10% 싸게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KTX는 여유차량이 있기 때문에 고속철도 통합이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고속철도를 두 회사로 쪼갠 이유가 무엇인지 국토교통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에스알(SR)은 코레일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기생한다"고도 말했다. "SR의 차량정비, 선로유지보수, 매표까지 모두 코레일이 도맡아 한다"면서 말이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이와 관련 "박근혜 정권이 철도민영화를 강행하려 했다"며 "그러나 당시 철도노조, 정치권,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반대에 나서자 철도공사를 민영화하지는 못하고 철도공사에서 수서발 고속철도만 관리하는 SRT라는 별도의 공기업을 만들어서 철도공사를 인위적으로 분할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그 후과를 지금 우리 국민들이 당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나 고위 관료들이 공기업 두 곳에 재취업하기는 좋아졌겠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비싼 고속철도요금에 시달리고 있고 혈세가 1년에 600억 원 정도 중복 사용되고 있는 문제도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철도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안 소장의 주장이다. 그는 "철도 선로는 하나인데, 그 위에 사고가 나면 고속철도를 운행하는 회사는 두 개라는 것부터가 근본적으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한 회사가 운행할 때보다 혹시라도 혼선이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현재 사고가 나면 그 처리나 관련 공사를 철도공사가 할 수밖에 없어 차량 정비, 선로 유지 보수도 철도공사가 하고 있고 차량 구난 및 견인 장비도 철도공사만 가지고 있다"며 "SRT는 사고처리 장비가 없는데 같은 선로를 운행하는 데 사고가 나면 기관이 분리되어 있어 신속하고 제대로 된 조치를 하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곳에 살든 철도 이용에 차별받지 않도록, 누구에게나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철도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