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을 통해 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에 투자한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80만 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얻었다. 당시 20만 원이었던 롤린의 1주당 가격이 최근 100만 원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A씨는 “평소 좋아하는 그룹의 음악에 투자할 수 있고,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주식·가상화폐로 투자에 눈을 뜬 MZ세대(1980년 초~ 2000년대 초반 출생)의 재테크 관심이 '이색 투자'에 쏠리고 있다. MZ세대가 평소 자주 듣는 음악을 직접 소유할 수 있거나, 송아지를 키워 판매한 수익금을 챙길 수 있는 새로운 투자 플랫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다.
19일 뮤직카우에 따르면, 2018년 출범한 뮤직카우를 이용하는 투자자는 지난달 말 기준 62만 명에 달한다. 그중 2030세대의 비율은 70%에 육박한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곡도 가수 적재의 ‘나랑 같이 걸을래’,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등 약 900개에 이른다.
투자 방식은 주식과 유사하다. 음악 저작권(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최소 1주부터 경매를 통해 낙찰받을 수 있고, 이후 마켓에서 사고팔 수 있다. 또 주식의 배당금처럼, 보유한 지분과 보유 기간에 따라 해당 노래의 저작권료를 매달 수령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가수 이하이의 ‘그 한마디’의 1주당 가격은 최근 5만 원대에서 거래 중인데, 1년 저작권료 수익은 1주당 약 8,000원이다. 1주를 1년 동안 보유하면 매달 수익료(670원)를 받아, 연 수익률 14%를 달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신곡의 경우 첫해 이후 수익률이 급감할 수 있다.
한우에 투자하는 MZ세대들도 있다. 뱅카우는 투자자와 농가를 연결해 주는 한우 투자 플랫폼이다. 최소 투자금 4만 원으로 6개월령 송아지를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구입하면, 농가가 약 2년 동안 키워 경매로 넘겨 사료값 등 비용을 제외한 수익을 투자자와 나눠 갖는 방식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뱅카우는 현재까지 세 차례 펀딩을 진행했고 모집액 약 4억5,000만 원(송아리 89마리)을 조기에 마감했다. 1, 2차 펀딩 투자자 중 MZ세대의 참여 비율은 80%에 달한다. 현재까지 수익이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뱅카우 측은 한우 한 마리당 기대 수익률이 19.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매 시점 소고기 품질에 따라 기대 수익률에 못 미칠 수도 있다.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 출범한 플랫폼 ‘테사’는 최소 1,000원의 투자금만 있으면 작품 소유권 일부를 구매할 수 있다. 향후 테사가 작품을 매각하면 소유 지분에 따라 수익금을 챙길 수 있다.
지난해 4월 공모해 1년 뒤 매각한 데이비드 호크니 'Focus Moving’ 작품의 수익률은 18%에 이른다. 테사 관계자는 “2030세대 비율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MZ세대들의 투자 관심이 높다”며 “소액으로 조각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대상에 투자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도 있다. 해당 상품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며, 자칫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현재로선 투자자들을 보호할 만한 법적 제도가 부족한 상황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예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이색 투자 대상들이 '조각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아직까지 관련 법의 사각지대가 많은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