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일본의 16일자 주요 조간신문은 1면 보도와 사설을 게재하는 등 비중있게 다뤘다. 앞서 13일에도 순항미사일 발사를 발표했지만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았던 반면, 이번엔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이 도발 수위를 더 높일지 우려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유엔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미우리는 북한이 연달아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를 분석했다. “대북 제재를 계속 견지하는 미국 바이든 정권을 흔드는 전략”이라며 “도발의 수준을 올리되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방법은 피함으로써 추가 제재를 회피하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바이든 정권은 계속 대화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만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북한의 일련의 도발은 제재 해제라는 ‘선물’도 없고 대화만 제안하는 미국에 대한 ‘불만 표명’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어려운 경제상황 등을 전하면서 “북한이 미국을 억지로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대규모 도발을 할 경우, 추가 제재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설에선 “북한이 핵ㆍ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이상 제재 강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유엔 안보리가 새로운 조치를 취하도록,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에 제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시점에 주목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식사하고 있는 중에 미사일이 발사됐고, 특히 우리나라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험과 같은 날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마이니치는 한중, 한미일 사이에 대북 정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북한이 관련국을 농락했다”고 표현했다. 장거리 순항미사일로도 미국의 태도가 바뀌지 않자, 짧은 기간에 미사일 발사를 반복해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도 있다고 봤다.
니혼게이자이는 북한이 한국의 SLBM 발사 실험 움직임을 미리 감지하고 이에 반발한 것 같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신문은 북의 미사일 발사가 “한국의 군사 증강을 추진하는 한미를 견제하는 것”이라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지난 5월 한국에서 사거리 800㎞ 이상 미사일 개발을 제한했던 지침을 폐기한 것을 언급했다. 신문은 북한의 도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도 사설에서는 “북한을 대화의 무대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접근에서도 국제사회와 손을 잡았으면 한다”며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