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연인관계라는 사실을 주변에 알렸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하다가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최유신 영장전담 판사는 15일 A씨의 상해치사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 직후 '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하나' '왜 연인 사이를 밝혔다고 폭행했나' '유족에게 할 말이 없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앞서 A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증거인멸 가능성이 낮고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이후 보강수사를 거쳐 상해치사 혐의로 13일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A씨는 지난 7월 25일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 B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B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과 연인관계라는 사실을 알린 것을 두고 말다툼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후 119에 연락해 "술을 많이 마신 B씨가 넘어지다가 다쳤다"는 취지로 허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식을 잃은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한 달 동안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가 지난달 17일 결국 사망했다.
숨진 B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아이나 여성 등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은 살인과 다름없다"며 A씨에 대한 구속수사와 신상공개, 데이트폭력 가중처벌법 신설을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42만2,098명의 동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