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는 무통증 주사,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나올까?

입력
2021.09.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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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손경훈 식품의약품안전처 첨단의약품품질심사과장

어른이나 아이나 주사는 두렵다. 주사 두려움 때문에 어른 중에서도 주사 대신 먹는 약(경구제)을 처방받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주사를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3분의 1 정도로 모기 침만큼 가는 미세한 침을 이용해 피부에 약물을 전달하는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은 파스처럼 몸에 붙이면 미세 침이 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서 피부 내부에 약물을 투여하는 새로운 약물 전달 방식이다. 주사 바늘 때문에 생기는 통증ㆍ감염 등을 막을 수 있고, 기존 패치제보다 피부 투과율이 높아 효과적으로 우리 몸에 약물을 전달한다.

또한 전문 의료진의 도움 없이 스스로 투여할 수 있어 의료 시설에 접근이 어려운 사람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이 부가가치가 높은 유망 신기술로 평가받으면서 제약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은 고체형, 코팅형, 용해형, 공동형, 하이드로겔형의 5가지 종류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약물과 결합한 미세 바늘이 적용된 후 녹는 용해성 마이크로니들이 가장 많이 개발되고 있다.

아직 세계에서 마이크로니들로 허가돼 시판되는 의약품은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통적인 의약품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백신 같은 바이오 의약품에 활용하기 위해 현재 80여 개의 임상 시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업계는 마이크로니들 관련 시장이 연평균 6.5% 성장해 2030년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이크로니들 제품화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품질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이 상용화를 위한 연구ㆍ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돼 조만간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의약품이 나오길 기대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