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1차 국민ㆍ일반당원 선거인단 온라인 투표율이 70.36%로 10일 집계됐다. 1차 선거인단 64만여 명 가운데 45만여 명이 투표를 마친 셈이다. 여기에 10일부터 시작되는 자동응답조사(ARS) 투표까지 더하면, 총 투표인원은 48만~51만 명(투표율 75~8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70만 명)에 버금가는 규모다.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는 민주당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번에도 과반을 확보하면 대세론을 굳히며 승부를 조기에 매듭지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승부수를 띄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면, 역전 드라마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지사 측은 1차 선거인단 투표자의 과반인 25만표 안팎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선거인단 규모가 64만 명에 달해 특정 후보가 조직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닌 만큼 여론조사에 수렴하는 결과가 나올 거라는 논리에서다. 지난 6~8일 실시된 한국리서치 등의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 지사의 지지율은 25%로 이 전 대표(12%)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실제 이 지사가 1차 슈퍼위크에서 과반을 확보하면 ‘무결선’ 본선행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추석 연휴 이후 이어지는 호남 경선(25, 26일)에서 ‘승자 쏠림’ 현상이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 지사의 시선은 이미 본선 무대를 향하고 있다. 지난 4, 5일 충청 경선 완승 이후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열성 지지층에게도 ‘상대 진영을 자극하지 말라’고 자제령을 내렸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본선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신 정책 행보에 ‘올인’하고 있다. 이 지사는 10일 ‘을(乙)의 권리보장’ 공약 기자회견을 열고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 행위 등에 대해 “징벌배상을 대대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반전의 발판이 마련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역대 최고 수준이 예상되는 1차 선거인단의 높은 투표율에 고무돼 있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결정, 이 지사의 초반 독주 체제에 대한 견제 심리 등의 영향으로 ‘지지층 결집→투표율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정권재창출에 대한 절박함, 위기감 등이 투표율에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이 전 대표의 사퇴 카드가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느냐다. 이 전 대표 대선캠프에선 “적어도 이 지사의 과반은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전 대표 득표율이 30%대 중반까지 상승해 이 지사와의 격차를 10%포인트대까지 좁히면, 권리당원 30%가 밀집한 호남에서 따라잡을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있다. 이 지사 대선캠프 핵심 관계자는 “동정론 등의 영향으로 이 전 대표 득표율이 5%포인트 정도는 오를 수 있다”며 “이 지사의 과반 득표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3위를 누가 지킬지도 관심사다. 충청 경선 당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7.05%로 3위, 추 전 장관은 6.81%로 4위를 기록했다. 격차는 0.24%포인트(92표)에 불과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7일 정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후 대구ㆍ경북(TK), 강원, 호남 지역을 훑으며 수성에 나섰다.
추 전 장관 측은 1차 슈퍼위크에서 3위 도약을 벼르고 있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루돼 있다고 의심받는 고발 사주 의혹을 계기로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추 전 장관 ‘몸값’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당원들 사이에서 ‘지난해 추미애ㆍ윤석열 갈등 때 추 전 장관이 옳았던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선거인단에는 개혁 성향의 열린민주당 지지층도 상당수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기에 추 전 장관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