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10일 기준 62.6%를 기록함에 따라 다음 주면 ‘추석 전 1차 접종률 70%’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기세를 몰아 접종 속도와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추석 이후 접종 방식이나 인센티브 등에 변화가 예상된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맞은 사람은 아직 전체 국민의 37.8%에 그친다. 델타 변이가 주도하는 4차 대유행이 2개월 이상 지속되며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00명 안팎 발생하는 상황에선 접종완료율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추석 전 1차 접종 70% 이후 ‘10월 말까지 70% 접종 완료’라는 두 번째 목표를 최대한 빨리 달성할 필요가 있다.
방법은 있다. 현재 6주인 화이자·모더나 백신 1, 2차 접종 기간을 4주로 되돌리는 것이다. 원래 화이자 4주, 모더나 3주였던 접종 간격은 원활한 접종을 위해 일괄 4주로 통일됐다가 지난달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 때문에 한시적으로 일괄 6주로 변경됐다.
이를 다시 되돌려서 18~49세가 2차 접종을 2주 앞당길 수 있다면 국민 70% 접종완료 달성 역시 빨라질 것이다. 지난달까지 펑크 났던 모더나 백신은 이번 달 들어선 845만8,000회분이 들어오는 등 공급에 숨통이 트였다. 정부는 10월 백신 수급 상황까지 지켜보고 접종 간격을 재조정할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접종 간격을 당기는 대신 정부는 잔여백신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현재는 네이버나 카카오톡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당일예약으로 잔여백신을 맞으려면 1차 접종만 가능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잔여백신으로 2차 접종까지 예약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경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추진단은 잔여백신 당일예약을 통해 특별한 사유 없이도 개인이 1차와 2차 접종 간격을 3~6주 간격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잔여백신 예약 변경 시행 시점에 대해 “시스템 개선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잠정적으로는 추석 이후로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접종 간격이나 잔여백신 활용 방식에 변화가 생길 경우 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위탁의료기관에서 오접종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가뜩이나 유효기한이 지난 백신을 사용하는 등 오접종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 접종 방식이 또 바뀌면 혼선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진단은 오접종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이 당일 접종하는 백신의 종류와 유효기한을 명시한 ‘오늘의 백신’ 안내문을 접종실과 대기실에 게시하도록 했다. 또 코로나19 예방접종 전산 시스템을 개선해 유효기한이 72시간 이내로 임박한 백신이 있을 땐 해당 의료기관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경고 문구를 띄울 예정이다.
접종완료율을 최대한 높이려면 백신을 꼭 맞도록 하거나 안 맞겠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미국은 국민 1억 명에게 예방접종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정부는 의무화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다음 주 1차 접종률이 미국, 일본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의무화 대신 접종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로 접종을 독려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추석연휴를 계기로 접종완료자 인센티브는 이미 일부 확대됐다. 접종완료자를 사적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해 10월 3일까지 6~8명이 모일 수 있게 허용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앞으로도 접종완료자 인센티브는 지속하고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