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언제? 어떻게? 전문가들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입력
2021.09.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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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전문가 3인 이재갑·천은미·정재훈 교수?
"위드 코로나 완전한 방역완화? 오해 금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드 코로나'가 화두로 떠오르는 9일 서울시내 한 상가에 백신 접종 후에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날 정부는 실내 마스크를 마지노선으로 하는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의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드 코로나'가 화두로 떠오르는 9일 서울시내 한 상가에 백신 접종 후에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날 정부는 실내 마스크를 마지노선으로 하는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의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방역 당국이 추석 연휴 이후 '위드 코로나'(With Covid-19)로의 전환을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위드 코로나란 용어가 확진자 발생 자체를 중요치 않게 생각하고 거리두기를 없앤다는 의미로 가끔 표현되고 있는데 이 같은 논의는 결코 아니다"라며 "단계적 일상 회복"이란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에 위드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규정하고 또 미리 챙겨서 알고 있어야 할 점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질의응답(Q&A) 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감염병 전문가 ①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②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③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등 3명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삼았는데요.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는 완전한 방역 완화라는 착각을 버려야 하며, 백신 접종률을 살피며 점진적 단계적으로 풀어갈 문제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추석을 2주 앞둔 7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추석을 2주 앞둔 7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①위드 코로나는 언제부터 가능할 걸로 보나.

천은미 교수 = 11월 정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석이 지나면 백신 접종률이 1차가 70%, 2차가 50%로 올라갈 거다. 2차가 50%일 때 방역을 한번에 완화한 나라들은 확진자가 늘어서 문제가 생겼다. 결국 2차 백신 접종률도 70% 이상 올리는 시점이어야 한다. 11월 정도엔 분명히 먹는 경구 치료제가 나올 거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MSD나 로슈나 화이자 등 여러 나라에서 임상 3상을 마쳤다.

정재훈 교수 = 성인들의 2차 백신 접종률이 70%까지 완료되는 시점이 11월이라서 정부도 그렇게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70%는 어떤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판단했다기보다는, 일종의 정책 목표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했던 충북 충주시의 자영업자들이 8일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심야 차량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자영업자들의 차량 30여 대가 참가했다.충주=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했던 충북 충주시의 자영업자들이 8일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심야 차량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자영업자들의 차량 30여 대가 참가했다.충주=뉴시스

② 위드 코로나에 대한 오해도 많다.

정재훈 교수 = 위드 코로나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위드 코로나는 완전한 방역 완화가 아니다. 백신 접종률에 따라 점진적, 단계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한번에 모든 조치를 다 풀 수도 없다. 다만 백신 접종 완료율이 높아질수록 우리의 행동 범위가 넓어질 수는 있다. 완전히 방역 조치를 완화한다고 이해하면 오히려 피해는 커진다.

이재갑 교수 = 위드 코로나가 방역을 완전히 풀고 마스크를 다 벗는다, 이렇게 오해되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밑그림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명확한 로드맵까진 아니더라도. 정부는 점진적인 일상 회복이라고 표현했지만, 11월 이후에 어떤 형태로 (일상생활이) 변할 건지에 대한 큰 그림을 먼저 보여줘야 국민들이 오해를 안 할 것 같다. 적어도 9월 안에는 그림을 그려놔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9일 울산시 중구 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9일 울산시 중구 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③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는 방역 당국에 전하고픈 당부가 있다면

정재훈 교수 = 위드 코로나로 넘어갈 때, 확진자가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정책 준비에 나서야 한다. 한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2%로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편이다. 확진자 수를 억제했기 때문에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아서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로 짧은 시간에 방역이 완화되면, 미국 영국 이스라엘처럼 완화와 동시에 대규모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국민들은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럼 다시 방역이 강화될 수 있다. 최대한 단계적, 점진적으로 완화해야 피해가 분산될 수 있다. 피해가 집중되면 의료체계 과부하로 인한 초과 사망과 코로나19 외 질환 사망이 늘 수 있다.

이재갑 교수 = 확진자 수가 아니라 이제 위중증 환자 중심으로만 가겠다고 하는 말 자체에 어폐가 있다. 일정부분 확진자 수가 너무 늘어나게 되면 절대적인 위중증 환자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위중증 환자 위주로 가려고 하면 일단은 의료체계 자체가 변모돼야 하는데, 지금 의료체계는 1년 반 넘게 계속해서 똑같은 임시 비상체계로만 운영되고 있다. 위중증 환자 중심으로 환자를 볼 수 있게 의료체계도 바꿔야 되는데 의료체계를 바꾸는 건 단순히 한두 달의 시간으로 되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도 걸리고 국민적 공감대, 의료계의 공감대도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으면 10월이나 11월 이후에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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