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언니가 우위"... 전지희, 차세대 에이스 신유빈 제압

입력
2021.09.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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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언니의 기량이 좀 더 탄탄했다. 국내 여자탁구 ‘에이스’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가 ‘차세대 에이스’ 신유빈(17·대한항공)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전지희는 9일 강원 인제군 다목적경기장에서 열린 2021 춘계 회장기 실업탁구대회 기업부 여자단식 8강전에서 신유빈을 세트스코어 3-1(11-3 11-6 2-11 15-13)로 제압했다.

이번 경기는 국내 최강자인 전지희와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한국 여자탁구의 미래로 떠오른 신유빈의 격돌로 큰 관심을 끌었다. 두 선수가 국내 실업 무대에서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대회였던 지난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텐더에서는 전지희가 웃었다.

도쿄올림픽 단체전에서 복식조를 꾸렸던 전지희와 신유빈은 '적'으로 맞은 두 번째 맞대결을 뒤로하고 다시 동지가 된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대표팀에서 복식조를 꾸려 이달 아시아선수권대회와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경기 초반은 경험이 많은 전지희가 신유빈을 압도했다. 전지희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신유빈은 크게 흔들렸다. 실수를 쏟아내며 1세트를 3-11로 내준 신유빈은 2세트에서도 6점을 얻는데 그쳤다. 전지희의 노련미가 신유빈의 패기를 앞섰다. 전지희의 구질에 적응한 듯한 신유빈이 추격의 고삐를 죌 때마다 전지희가 노련하게 흐름을 끊었다.

신유빈은 3세트 들어 과감한 공격으로 전지희를 흔들었다. 4-1에서 내리 6점을 따내며 전지희를 압박한 끝에 11-2로 완승했다.

4세트는 박빙 양상으로 흘렀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4차례나 듀스 접전을 벌였다. 마지막에 웃은 이는 전지희였다. 13-13에서 신유빈이 두 차례 연속으로 리시브 실수를 범하면서 전지희의 승리가 확정됐다.

경기 후 신유빈은 아쉬워하면서도 자신이 전지희를 이기기에 부족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신유빈은 "언니가 더 잘하기 때문에 더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난 득점 기회가 와도 잘 살리지 못했다. 더 신중하게 치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신유빈이 일취월장했다”고 평가하면서 “함께 복식조로 나서는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승에 꼭 오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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