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펜트하우스' 제작진이 광주 학동 건물 붕괴 사고 및 포항 지진 피해 관련 화면을 드라마에 사용해 논란을 빚고 있다. 시청자의 비판이 커지자 제작진은 4일 "이번 일로 인해 아픔과 실망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이미지 사용은 3일 방송에서 두 차례 이뤄졌다. 극 중 인물들이 사는 주상복합 건물 헤라팰리스가 붕괴했다는 소식이 담긴 뉴스 장면에선 지난 6월 여러 사상자를 낸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영상이, 극중 헤라팰리스 붕괴 후 주민들이 체육관에 모여있는 장면 보도 장면에선 2017년 포항 지진 이재민 대피 영상이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SBS가 피해 수습도 제대로 되지 않은 실제 사고 관련 영상을 드라마에 자료 화면으로 내보내자 방송 후 온라인은 발칵 뒤집혔다.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발생한 지 2개월밖에 안 된 광주 학동 재건축 현장 붕괴 사고 장면을 어떻게 그대로 드라마에 쓸 생각을 할 수가 있는지, 제작진의 무감각한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피해 주민들이 대피해 있는 영상으로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체육관 대피소 영상을 그대로 쓴 것도 충격적이다. 피해자에 대한 예의, 유족에 대한 예의,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pb0*** ), '그 장면 넣으면서 그 사고 영상이라는거 알았을텐데? 유가족들은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고 고통 속에 사는데...'(jss*******), '작품마다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중은 없고 시청률에 정신 나간 괴물들 같다'(mori*****) 등의 글이 올라왔다.
'펜트하우스' 제작진은 드라마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광주 학동 붕괴 사고 피해자 및 가족분들, 포항 지진 피해자 및 가족분들 그리고 모든 시청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인터넷 다시보기 VOD 영상 등 재방송에서 모두 삭제된다.
제작진은 "철저한 내부조사를 통해 해당 장면을 쓰게 된 경위를 파악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작진의 도를 넘은 '막장' 드라마 제작에 대한 시청자의 분노는 쉬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드라마에 뜬금 없이 소환된 광주 학동 사고는 건물 철거 현장에서 5층 건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건물 앞을 지나던 시내버스를 덮쳐 탑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포항 지진 사고는 당시 92명의 부상자와 1.800여 명의 이재민을 냈다.